달갑지 않은 결과다. 황선홍호의 8강 상대가 중국으로 정해졌다.
중국은 27일 오후 8시 30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6강전에서 카타르를 1-0으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맞대결을 펼칠 상대는 바로 키르기스스탄을 5-1로 꺾고 올라온 한국 대표팀이다.
중국이 이른 시간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전반 3분 다오 창롱이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박스 안에 카타르 수비는 6명이나 됐지만, 아무도 쇄도하는 다오 창롱을 확인하지 못했다.
중국이 계속해서 몰아쳤다. 전반 24분엔 팡 하오가 올린 크로스를 다이 웨이준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다오 창롱의 슈팅은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추가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중국이 전반 43분 아크 정면에서 좋은 프리킥 기회를 얻어냈다. 다이 웨이준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직접 겨냥해봤지만,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냈다.
카타르가 오랜만에 반격했다. 전반 45분 프리킥 이후 헤더 슈팅이 수비에 막히면서 골문 앞 혼전 상황이 빚어졌다. 알알리 압둘라가 다시 머리로 골문을 노려봤지만, 골키퍼가 침착하게 잡아냈다.
중국이 빈 골문에 공을 밀어 넣지 못했다. 후반 12분 팡 하오가 수비 라인 뒤로 절묘하게 빠져나가면서 박스 안에서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그는 침착하게 골키퍼까지 제치는 데 성공했지만, 이어진 왼발 슈팅은 황당하게도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로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43분 중국의 역습 상황에서 나온 슈팅도 골대에 맞았다. 추가시간 중앙 수비수 장 성룽이 퇴장당하는 변수도 있었지만, 중국은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예상한 결과였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한국으로서는 홈팀 중국보다는 카타르가 올라오는 게 더 좋은 시나리오였기 때문. 물론 중국이 황선홍호에 비해 한 수 아래 상대임은 분명하지만,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포함한 홈 어드밴티지를 고려하면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는 비디오 판독(VAR)도 없다. 한국은 이미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에서 아쉬운 심판 판정으로 한 골을 잃은 바 있다. 전반 32분 정우영이 이강인의 환상적인 침투 패스를 받아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상대 수비수가 정우영보다 앞서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VAR 시스템이 없기에 제대로 확인할 수 조차 없었다.
중국을 상대로도 같은 장면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또한 수많은 중국 홈 팬들의 우렁찬 응원과 압박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평소 '소림 축구'라 불리는 중국의 거친 플레이를 고려하면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황선홍호는 지난 6월에도 중국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가 큰 상처를 입었다. 경기 결과도 1차전 3-1 승리, 2차전 0-1 패배로 충격적이었지만, 선수들의 줄부상이 더 뼈아팠다. 첫 경기에서 엄원상이 인대를 다쳐 조기 귀국했고, 다음 경기에서는 조영욱과 고영준이 부상으로 교체됐다. 이번에도 중국의 '더티 플레이'를 경계해야 하는 한국이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