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에서 '선제 실점은 죄악이다'라는 말이 있다. 16강에서 비교적 쉬운 상대 키르기스스탄을 만난 '황선홍호'지만, 먼저 실점을 내주는 순간 경기는 꼬인다.
황선홍(55)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진화의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16강 맞대결을 치른다.
황선홍호는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국 중 가장 성공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1차전 쿠웨이트에 9-0 대승, 2차전 태국에 4-0 완승을 거뒀고 이미 조 1위를 확정 지은 상황에서 만난 3차전 상대 바레인까지 3-0으로 제압했다.
3경기에 16득점, 0실점을 기록하는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보여준 한국이다.
16강 상대는 F조 2위 키르기스스탄이다. 키르기스스탄은 F조에서 북한, 대만, 인도네시아 등과 경쟁해 1승 2패를 기록, 4골을 넣고 4실점을 허용했다.
3경기서 4실점을 허용한 키르기스스탄이지만, 방심할 수 없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만 16골을 몰아친 한국을 상대로 수비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 세계 최고의 팀으로 꼽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 그가 이끌며 유럽을 호령했던 2010년대 FC 바르셀로나는 극단적인 공 소유를 통해 상대의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축구를 구사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작정하고 내려앉는 팀을 상대로는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칠 때가 있었다.
물론 위 언급한 두 팀은 체계 최고 수준의 공격수, 미드필더들이 만들어 낸 창의적인 득점 찬스로 끝내 승점 3점을 챙기는 경우가 더 많으나, 종종 웅크리고 있던 상대의 역습 한 방에 패배를 맛보기도 했다.
황선홍호도 이러한 점을 주의해야 한다. 득점을 뽑아내지 못하고 역습으로 실점을 허용하는 순간 경기는 꼬인다. 안 그래도 수비에 집중하던 팀이 한 골을 앞서는 순간 더 견고하게 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이른 시간 선취골이다. 우선 한 골을 넣으면 수비에 집중하던 상대는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수비 전술을 내려놓고 라인을 올려 비교적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리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선제골을 뽑아내면 경기는 한국의 흐름으로 흘러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실수로라도 한 골을 먼저 내주는 순간, 초조해지는 쪽은 한국이다.
"선제 실점은 죄악이다." 이번 경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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