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 PSG)의 발끝이 키르기스스탄의 수비를 허물 수 있을까.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진화의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16강 맞대결을 치른다.
황선홍호는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국 중 가장 성공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1차전 쿠웨이트에 9-0 대승, 2차전 태국에 4-0 완승을 거뒀고 이미 조 1위를 확정 지은 상황에서 만난 3차전 상대 바레인까지 3-0으로 제압했다.
3경기에 16득점, 0실점을 기록하는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보여준 한국이다.
한국은 1차전과 2차전 '에이스' 이강인 없이 경기했다. 하지만 13골을 만들어냈다. 정우영과 조영욱이 1차전에서 해트트릭, 멀티 골을 기록했고 백승호, 엄원상, 박재용, 홍현석, 엄원상, 이재익이 골을 넣었다. 안재준은 두 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23일 팀 훈련에 합류한 이강인은 25일 본격적으로 팀단위 훈련에 임했다.
막강한 공격진에 합류한 이강인은 바레인전 곧바로 선발로 출전, 약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강인은 전반 2분과 4분 곧바로 좋은 위치에서 파울을 유도, 프리킥 기회를 안겼고 날카로운 패스로 정우영, 박규현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강인은 가진 능력이 많은 선수라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도 다양하다. 그는 지난 시즌 소속팀 RCD 마요르카에서 양쪽 측면 윙포워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세컨드 스트라이커, 중앙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특히 마요르카에서는 왼쪽 날개로 나서서 공격수 베다트 무리키를 향한 날카로운 크로스로 공격 포인트를 적립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는 오른쪽 윙으로도 출전,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선보였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2019 U-20 월드컵 '정정용호'에서는 프리롤을 맡아 공격 모든 지역에서 플레이를 만들기도 했다.
황선홍 감독의 입맛에 따라 맞춰 플레이할 능력을 가진 이강인이다.
바레인전 종료 후 황 감독에게 이강인을 어떤 식으로 기용할 것인지 물었다. 황 감독은 "틀에 갇히기보다 프리하게"라며 그라운드 위의 이강인이 자유롭게 창의적인 능력을 뽐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황선홍 감독은 뒤이어 "상황에 따라 많이 뛰는 포지션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지만, 황 감독은 이강인에게 한국을 상대로 내려앉아 한 골 승부로 끌고갈 가능성이 큰 키르기스스탄을 무너뜨릴 결정적 찬스 메이커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작정하고 수비에 힘쓰며 결정적인 한 방을 노리는 상대로 득점을 뽑아내는 것은 어렵다. 유럽 최고 수준의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 FC 바르셀로나와 같은 팀도 이런 전술을 펼치는 팀을 상대로는 90분 내내 공격을 퍼부어도 끝내 0-0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는 일도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남다른 창의력을 가진 미드필더는 필수적이다. 견고하게 수비하는 상대가 한 순간 허용한 허점을 정확히 공략할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황선홍 감독은 이 역할을 이강인에게 맡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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