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힘든 수준의 난동이었다”.
일본 스포츠 매체 ‘더 다이제스트’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단식 경기에서 패한 뒤 테니스 라켓을 부수는 등 매너 없는 행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권순우를 두고 이 같이 표현했다.
세계 랭킹 112위 권순우는 이날 중국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랭킹 636위 카시디트 삼레즈(태국)에게 1-2(3-6, 7-5, 4-6)로 패해 탈락했다.
무명 선수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그는 분노를 삭이지 못했고 자신의 라켓을 코드에 강하게 내리쳐 부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삼레즈가 악수를 건넸으나 쳐다보지 않고 가방을 챙겨 코트를 빠져나갔다. 삼레즈는 멋쩍은 표정을 지은 뒤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 매체는 27일자 기사를 통해 “있을 수 없는 행동은 경기 종료 직후 발생했다. 분한 나머지 테니스 라켓을 몇 번이나 땅에 내동댕이치고 게다가 자신의 벤치에서도 두 차례 내리치며 완전히 부서졌다”고 전했다. 이어 “조심스럽게 다가온 삼레즈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악수도 거부했다. 관중석에 있던 중국 팬들은 큰 야유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더 다이제스트’는 중국의 한 매체를 인용해 “감정이 격양된 태도로 스포츠맨십이 현저하게 결여된 행위였다. 관중들이 불만을 드러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권순우의 비매너 행동을 질타했다.
권순우는 26일 오후 자필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테니스 단식 2회전 삼레즈 선수와의 경기가 종료된 직후에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면서 “국가대표팀 경기를 응원하시는 모든 국민 여러분과 경기장에 계셨던 관중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경기 후에 보인 행동들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순우는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태극마크의 무게를 깊게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며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하겠다. 다시 한 번 스포츠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 다이제스트’는 “경이적인 속도의 사과로 논란의 막을 내린 권순우가 단식 경기에서 탈락했지만 복식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코트에 등장했을 때 현지 중국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했다.
한편 권순우-홍성찬 조는 27일 오후 2시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테니스장에서 일본과 남자 복식 준준결승에 나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