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이 금메달 이상의 가치를 더했다.
26일(한국시간) 한국 수영 금메달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고무적인 결과를 쏟아냈다. 박수받아 마땅한 하루였다.
이날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수영 각 종목에서는 한국에서 주목할만한 결과가 만들어졌다. 각종 기록들이 쓰여졌고 금메달은 없었지만, 선수들 입가에는 미소가 멤돌았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이는 '고등학생' 이은지(17, 방산고)다. 이은지는 여자 200m 배영 결승에서 2분09초75를 기록, 3번째로 레이스를 마치며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5레인에서 시작한 이은지는 가장 빠른 반응속도를 기록하며 물로 뛰어 들었다. 50m, 100m, 150m 구간까지 4위로 물결을 가르던 이은지는 마지막 50m 구간에서 빠르게 속도를 올리며 일본의 나리타 미오를 제치고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아시안게임 배영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1998 방콕 아시안게임 200m 심민지(3위)와 100m 최수민(3위)에 이후 25년 만이다.
이은지가 시원하게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일까. 뒤이어 나선 김우민(22, 강원도청)도 새 역사를 썼다. 자유형 1500m 첫 50m 구간부터 빠르게 치고 나간 김우민은 15분01초07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비록 1위 페이 리웨이(중국)와 차이가 컸지만,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박태환 이후로 처음으로 1500m에서 메달을 획득한 김우민이다.
김우민의 좋은 기운도 이어졌다. 한국 남자 계영 대표팀이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
배영 이주호(28, 서귀포시청), 평영 최동열(24, 강원도청), 접영 김영범(17, 강원체고), 자유형 황선우(20, 강원도청)로 이루어진 이 팀은 분32초05을 기록,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 역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3년 만의 메달이다.
금메달은 아닐지언정 충분히 빛나고 의미 있는 메달들이다.
한편 경기 종료 이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계영 대표팀의 이주호는 "네 선수 모두 컨디션이 괜찮아서 일본 선수들과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또 시합에서 일본을 이기니 기분이 정말 좋다. 은메달을 떠나서 이 4명의 선수들이 같이 재밌게 경기했다는 데 정말 만족한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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