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30, 뮌헨)은 떠났지만 손흥민(31, 토트넘)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 토트넘의 각오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에 총력전으로 나설 전망이다. 영국매체 ‘90min’은 21일 “토트넘이 오는 2025년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과 재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토트넘은 최소 크리스마스전까지 손흥민과 재계약을 마무리 지어 그를 장기계약으로 묶어 두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케인이 떠난 뒤 주장완장을 찬 손흥민이 최근 절대적인 에이스로 맹활약을 하면서 토트넘의 마음이 급해졌다. 손흥민을 장기계약으로 묶어 두지 못하면 다른 빅클럽에 그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토트넘 최다골’ 케인의 이적이 현실로 이뤄졌다. 토트넘에서 150골을 넣은 또 다른 레전드 손흥민이 떠나지 말란 법이 없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아스날과 원정에서 멀티골을 작성하며 팀의 2-2 무승부을 이끌었다. 나란히 개막 연속 6경기(4승 2무) 무패 행진을 이어간 토트넘은 4위, 아스날은 5위다.
손흥민은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에 이어 아스날전 멀티골로 단번에 시즌 5호골을 기록, 득점 2위로 올라섰다. 선두는 8골의 엘링 홀란이다. 토트넘 통산 150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개인 통산 200호골까지 단 한 골 남겼다.
‘풋볼인사이더’에 따르면 손흥민의 현계약에 계약기간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경우 토트넘이 일단 옵션을 발동해 2026년까지 손흥민을 묶을 수 있다. 이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시한다면 엄청난 주급상승도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잡고 싶다면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현재 손흥민은 맹활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봉이 저렴한 가성비 선수이기 때문이다. 토트넘이 우승컵을 딸 수 없다면 적어도 손흥민의 충성심을 금전적으로 보상해줘야 한다.
손흥민은 기량에 비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조사된 프리미어리그 연봉순위에서 손흥민은 998만 4천 파운드(약 170억 원)를 받아 EPL 전체 32위에 머물렀다. 손흥민의 리그 내 위상을 감안할 때 말도 안되게 적은 금액이다.
손흥민과 2021-22시즌 23골로 득점왕을 양분한 모하메드 살라는 연봉 1820만 파운드(약 308억 원)를 받아 전체 3위에 올랐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을 하려면 적어도 살라에 준하는 대우를 해줘야 가능하다.
손흥민이 이번에 토트넘과 재계약을 한다면 사실상 전성기를 토트넘에서만 보내는 ‘종신계약’이 된다. 토트넘 구단이 아닌 손흥민 개인을 응원하는 한국 팬들에게는 사실 달갑지 않은 소식일지 모른다. 손흥민이 케인처럼 빅클럽으로 이적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장면은 영영 볼 수 없을지 모른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거취가 화제다. ‘풋볼팬캐스트’ 등 현지 커뮤니티에서 ‘손흥민이 과연 토트넘에 남을까?’라는 기사를 통해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와서 150골을 넣었다. 그는 토트넘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장기계약으로 팀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잡고 싶다면 그에 어울리는 대박 계약을 선사해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