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시설 전체 추방에 이어 동료들의 사과 촉구까지. '문제아' 제이든 산초(2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제대로 궁지에 몰렸다.
'ESPN'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산초는 맨유 동료들에로부터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사과하라고 요구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산초는 이달 초 텐 하흐 감독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는 지난 4일 아스날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뒤 텐 하흐 감독을 공개적으로 저격하며 불화를 드러냈다.
당시 텐 하흐 감독은 산초를 제외한 이유로 훈련장에서 활약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산초는 곧바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그는 "부디 당신이 읽는 모든 것을 믿지 마라! 나는 사람들이 완전히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번 주에 훈련을 아주 잘 수행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산초는 "이 문제엔 내가 말하지 않을 다른 이유들이 있다고 믿는다. 나는 오랫동안 희생양이었다. 불공평하다!"라며 "내가 원하는 것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축구하며 팀에 기여하는 일이다. 나는 코칭스태프의 모든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텐 하흐 감독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산초를 그냥 둘 리 없었다. 해당 글은 빠르게 삭제됐지만, 산초는 여전히 1군 훈련에서 배제돼있다.
그럼에도 산초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ESPN에 따르면 그는 아직도 사과하길 거부하고 있다. 결국 텐 하흐 감독은 아예 그가 모든 1군 시설에 출입할 수 없도록 금지령을 내렸다. 이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과감하게 내쳤던 만큼, 산초 한 명이 팀 분위기를 흐리도록 놔두지 않겠다는 각오다.
어느덧 갈등이 3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 결국 맨유 동료들도 더 이상 참지 못했다.
ESPN은 "마커스 래시포드, 루크 쇼, 해리 매과이어 등 맨유 선수들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들은 산초에게 올드 트래포드에서 커리어를 지키려면 텐 하흐 감독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맨유로서도 산초가 돌아온다면 우측 공격에 큰 힘을 더할 수 있다. 현재 맨유엔 우측 공격수 역할을 맡아줄 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
안토니는 가정 폭력 문제로 팀에서 이탈했고, 메이슨 그린우드도 헤타페로 임대를 떠났다. 2001년생 파쿤토 펠리스트리를 쓰거나 좌측이 주 포지션인 2004년생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를 기용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
산초는 몇 년 전만 해도 잉글랜드 최고 재능으로 불렸던 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그는 지난 2021년 7300만 파운드(약 1200억 원)의 이적료로 맨유에 합류한 뒤 부진했지만, 지난 시즌엔 이따금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음만 다잡는다면 안토니까지 빠진 맨유 측면 공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산초는 1군 라커룸과 식당에서도 추방된 채 아카데미 훈련장에서 홀로 훈련하고 있다. 그는 1군 동료들과는 최소한의 교류만 허용받았다. 프로축구선수협회(PFA)도 산초와 텐 하흐 감독 간 갈등을 중재하려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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