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 나선 구본길은 4회 연속 우승에 실패했지만 후배 오상욱의 금메달 획득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구본길과 오상욱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에서 격돌했다.
구본길은 2010 광저우 대회부터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정상에 등극했다. 팀 동료 오상욱을 상대로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게 된 것.
이들의 결승 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구본길이 15-14로 승리하며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다. 금메달은 오상욱의 몫이었다. 결승전에서 구본길을 15-7로 누르고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구본길은 “4회 연속 우승이라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기 때문에 아쉬운 건 없었다. 오상욱이 금메달을 획득하게 되어 4회 연속 우승만큼 기쁘다.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다는 자체만으로 영광이며 저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남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결승전을 앞두고 오상욱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자 “상욱이에게 ‘열심히 멋지게 한 번 해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상욱과 5년 만에 결승에서 맞붙게 된 그는 “솔직히 마음은 더 편했다. 당시 상욱이가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경기하는 내내 마음이 편히 않았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보다 오늘 은메달을 획득한 게 솔직히 더 후련하고 기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5년 전에도 기량이 좋았는데 부상 이후 고전했다가 이제 다치기 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문제없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구본길은 4회 연속 우승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후반 들어 마음이 조급했다. 욕심을 낸 건 아닌데 상욱이보다 여유가 더 없었던 거 같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면 어떨 것 같냐고 하자 “그건 제 희망”이라고 씩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