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렇게 잘 마무리해서 너무 기쁘다”.
펜싱, 수영, 승마, 육상과 사격을 합친 레이저 런을 모두 치르는 근대 5종 남자 대표팀의 전웅태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최초로 2관왕에 등극했다.
전웅태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총점 1508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정진화, 이지훈과 함께 단체전 1위를 합작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2관왕에 등극한 전웅태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펜싱에서 제가 원하는 결과를 얻는데 실패했지만 근대5종이라는 종목 자체가 워낙 변수가 많다”면서 선수들 모두 자신의 몫을 하려고 노력했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기 것을 찾으려고 하면서 편하게 경기를 하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뿌듯하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전웅태는 자신이 한국 선수단 첫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라고 여겼는지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제가 따게 됐는데 포문을 잘 연 것 같아 정말 기쁘다. 이 좋은 기운을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잘 전달되어 아시안게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취재진이 태권도 품새에서 첫 금메달이 나왔다고 하자 전웅태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많이 기대했고 사실 관심받는 걸 좋아해서 더 그랬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첫 2관왕에 등극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드린다. 이렇게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려 기쁘다”고 덧붙였다.
전웅태는 2관왕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이지훈과 한국 선수 가운데 4위를 차지해 단체전 금메달을 받지 못한 서창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금 지훈이의 몸 상태가 굉장히 안 좋다. 그래서 순위가 바뀌어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지훈이는 제가 1등을 해서 고맙다고 하더라. 뒤에 있는 창완이를 생각하면 슬프기도 하다”. 전웅태의 말이다.
단체전 우승 후 동료들과 함께 얼싸안으며 기뻐했던 그는 “다섯 가지 종목을 한 번에 하면서 동료들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끝나고 나니 정말 홀가분해졌다. 그런 마음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해져 뭉클하고 재미있다”고 했다.
전웅태의 시선은 2024 파리 올림픽에 향해 있었다.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하나의 관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관문을 잘 통과한 것 같다. 시작이 좋지 않았으나 잘 이겨내고 마무리를 잘해 자신감이 생긴다. 외국 선수들이 저를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기분 좋게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