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에서 영화 ‘리바운드’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재현될 수 있을까.
강양현 감독이 이끄는 3x3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22일 결전지 항저우에 입성했다. 프로농구 경험이 있는 서명진(24, 현대모비스), 김동현(21, KCC), 이두원(23, KT), 이원석(23, 삼성)으로 구성된 한국은 B조에서 이란, 몰디브, 일본, 투르크메니스탄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한국은 25일 오후 5시 45분 이란과 첫 경기를 앞두고 있다.
강 감독은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리바운드’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그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중이던 지난 2012년 우연히 모교 부산중앙고의 코치를 맡았다. 6명으로 겨우 선수구성을 한 강 감독은 부산중앙고를 협회장기 준우승으로 이끌어 큰 화제를 모았다. 만화보다 더 만화같은 감동스토리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당시 부산중앙고 주축선수였던 천기범은 연세대를 거쳐 삼성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일본프로농구에 진출한 그는 최근 재계약에 실패해 소속팀이 없는 상태다. 11년전 용산고 에이스로 우승을 차지한 허훈은 5대5 농구대표팀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3x3대표팀은 프로농구에서 유망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됐다. 하지만 5x5와 3x3은 전혀 다른 종목이다. 3x3에서는 스위치 수비를 할 경우 미스매치가 돼 곧바로 찬스가 난다. 188cm로 장신가드에 속하는 서명진도 3x3에서는 수비에서 공략대상이 다.
또한 3점슛을 2점으로 계산하고 스페이싱이 더욱 중요한 3x3에서는 전원이 외곽슛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프로에서 검증된 빅맨 207cm 이원석과 205cm 이두원도 외곽슛이 없어 위력이 크게 반감될 수 있다.
선수구성에서도 진통이 있었다. 아무래도 장신자원이 5x5대표팀에 먼저 선발되면서 3x3대표팀은 후순위로 밀렸다. 이현중, 여준석, 양재민 등 해외파 포워드들도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결국 합류가 불발됐다. 그 결과 프로에서도 제대로 출전시간이 없었던 김동현이 막차를 탔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강양현 감독은 이미 ‘언더독’ 취급에 익숙했다. 저평가받는 선수들을 이끌고 사고를 치는데 능숙한 감독이다. 그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수들이 지도를 잘 따라줬다. 중국에 가서 죽는다는 각오로 열심히 했으니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첫 상대 이란부터 난관이다. 이란은 원체 체격조건이 좋은데다 3x3농구는 몸싸움에 관대하다. 강 감독은 “3x3농구의 파울에 대해 선수들에게 많이 이야기를 했다. 선수들도 나도 간절한 마음이다. 우선 1차 목표인 8강 토너먼트에 진입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