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실리를 챙겼다.
전북현대는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3 31라운서’에서 홈팀 광주FC를 1-0으로 제압했다. 6경기 만에 승리를 따낸 전북(13승7무11패, 승점 46점)은 5위로 올라섰다. 11경기 만에 무패행진(6승4무1패)이 깨진 광주(13승9무9패, 승점 48점)는 3위를 유지했다.
전북은 아시안게임에 백승호, 송민규, 박진섭, 김정훈, 박재용까지 5명의 선수가 차출됐다. 백승호는 황선홍호에서도 주장 역할을 맡아 책임감이 막중하다.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송민규는 24일 바레인전에 첫 출전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K리그1에 ACL까지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전북 입장에서 젊은 피들의 이탈은 타격이 크다. 더구나 전북은 광주전을 앞두고 리그 5경기서 3무2패로 승리가 없었던 상황. 상대는 10경기 무패(6승4무)를 달리고 있는 광주였다. 아무리 선수층이 깊은 전북이라도 시즌 최고의 위기였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실리를 챙겼다. 천하의 전북이 광주에게 중원을 내주고 역습에 임했다. 전반전 내내 광주가 압도적으로 중원을 장악한 뒤 전북 문전을 위협했다. 전북이 이따금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였지만 광주의 수비에 의해 차단됐다.
이날 전북은 슈팅수에서 5-15로 광주에 밀렸다. 전북의 점유율 역시 31%로 광주에게 69%를 내줬다. 광주가 일방적으로 두드리고 전북이 막는 양상이었다. ‘닥치고 공격’을 표방했던 전북 입장에서 다소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실리는 전북이 챙겼다. 후반 27분 프리킥 상황에서 정태욱이 올린 공을 구스타보가 헤더로 떨궜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안현범의 슈팅이 두현석의 머리에 맞은 뒤 그대로 골이 됐다. 안현범의 결승골로 기록됐다가 두현석의 자책골로 기록이 정정됐다. 이날의 결승골이었다.
경기 후 페트레스쿠 감독은 “결승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과정과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원정에서 1-0 경기를 너무 좋아한다. 실점이 없었고 득점을 했다는 것은 공격이 잘됐다는 것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원정 첫 승을 해서 기분 좋다”고 만족했다.
안현범 역시 “자존심도 다 내려놓고 인내했다. 버티다보면 하나가 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공격적으로 하고 싶었지만 한 경기로 내려갈 수도 있다. 정말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걸고 했다. 원정경기라 실리적으로 했다”고 결과에 만족했다.
원정에서 광주를 잡은 전북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전북은 오는 30일 전주에서 대구를 상대한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남은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