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대회에 강한 ‘작은 거인’ 이다연(26, 메디힐)이 21일부터 나흘간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6,71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메이저 대회는 아니지만 총상금이 15억 원(우승상금 2억 7,000만 원)이나 되고 중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를 아우르는 레이디스 아시안 투어(LAT) 시리즈로 함께 치러지는 대회다.
이다연은 24일 최종라운드에서 연장 세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호주의 이민지를 따돌리고 우승에 성공했다. 이다연은 이 대회 전까지 KLPGA 투어에서 7번의 우승이 있었는데 그 중 3승이 메이저대회일 정도로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다연은 우승 인터뷰에서 “연장까지 가는 게 처음이라 많이 긴장했지만 나름 잘 즐기면서 쳤다. 하나금융그룹 첫 해 대회 때 3타 차 우세를 역전당한 기억이 있어서 우승이 확정됐을 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연장전은 태국의 패티 타바타나킷, 호주의 이민지, 한국의 이다연이 펼쳤다. 셋은 나흘간의 정규 라운드를 치르고도 최종합계가 8언더파로 동타를 이뤘다.
셋은 국적이 다 다르지만 최종일 경기도 각기 다른 조에서 했다. 이민지가 챔피언조에서, 이다연이 그 앞조에서, 타바타나킷이 이다연의 앞 조에서 경기를 했다.
챔피언조가 15번홀을 돌고 있을 때만해도 리더보드의 최상단에는 이소미, 타바타나킷, 이다연, 이민지가 공동 선두에 올라 있었다. 우승컵의 향방을 도무지 점칠 수 없었다.
잠시 뒤 타바타나킷이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이소미가 2위 그룹으로 내려갔고, 이다연은 16번홀 버디로 선두그룹에 남았다. 이민지는 15번홀에서 가까운 거리를 버디 퍼트를 놓치고, 파3 16번홀에서 티샷이 그린을 벗어나며 위기를 맞았지만 파5 17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연장조에 합류했다.
연장 첫 홀에서는 타바타나킷이 먼저 탈락했다. 타바타나킷은 세컨드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지며 혼자만 보기를 기록했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는 이민지의 짧은 거리 파퍼트 실수가 나왔다. 이민지는 사실상 다잡은 우승을 놓쳤고, 이어진 세 번째 홀에서도 이다연 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버디 퍼트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다연은 이민지보다 먼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개인 통산 8승, 시즌 2승의 순간이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