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신드롬’이 광주를 강타했다.
광주FC는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3 31라운서’에서 전북현대에게 0-1로 패했다. 11경기 만에 무패행진(6승4무)이 깨진 광주(13승9무9패, 승점 48점)는 3위를 유지했다.
경기 전까지 광주는 최근 10경기서 6승4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K리그1서 가장 강력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상대가 방심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몰아치는 공격력은 K리그1에서 가장 위협적인 모습이다. 천하의 전북도 광주를 만나서 공격을 한 수 접고 수비적으로 경기를 했다.
선수들도 잘하고 있지만 이정효 감독이 스타로 떠올랐다. 치밀한 전술과 경기 중 화끈한 이 감독의 리액션이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인터뷰 중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만의 화법도 인기비결이다. 전북전 광주전용경기장의 입장권은 세 시간 만에 일찌감치 매진됐다. 현장에서 표를 구하지 못해 돌아가는 팬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주말을 맞아 광주FC경기는 7303석이 전석매진됐다. 광주FC는 때 아닌 축구열풍에 제대로 노를 젓고 있다. 맥주회사와 합작한 광주는 ‘K리그1 창단 최다승(12승) 신기록 치맥데이’를 열었다. 선착순 1천명에게 치킨과 맥주 또는 콜라를 제공하는 이벤트였다.
광주팬들은 “요즘은 야구보다 축구제!”라고 외치면서 즐겁게 치킨을 들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노란물결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특이하게도 이정효 감독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좌석부터 매진이 된다고 한다.
이정효 감독은 자신의 거친 화법에 대해 “난 친구도 없다. 남의 말에 신경 안쓴다 나만의 축구를 한다. 홈경기가 매진이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절 좋아해주시니 좋다. 다만 성적이 안 좋으면 팬들이 ‘뭐하고 있냐?’고 절 욕할 것이다. 성적이 좋아 그나마 다행”이라며 관중들에게도 거침없는 애정을 표현했다.
이날 광주는 전반전까지 전북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골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27분 안현범에게 슈팅을 허용한 광주는 0-1로 뒤졌다. 골은 두현석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광주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도 무패행진은 11경기 만에 끝나고 말았다.
경기 후 이정효 감독은 "매진된 경기에 많은 팬들이 오셨는데 팬들에게 승리로 즐거움 드렸어야 했다. 그렇지 못해서 죄송하다. 선수들은 열심히 해줬다. 제가 더 노력해서 선수들에게 더 많은 찬스가 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
비록 홈에서 무패행진이 끝났지만 광주는 창단 후 역대최고성적을 거두며 상위스플릿 진출과 ACL 진출까지 바라보고 있다. 야구도시로 유명한 광주에 이제 축구가 대세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