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년 만에 치욕적인 참사를 당했다.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대회 개막식도 하기 전에 노메달이 확정됐다. 한때 아시아 배구의 맹주였던 한국 남자배구는 허세만 가득한 팀이 됐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2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중국 섬유도시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 토너먼트’에서 파키스탄에 세트스코어 0-3(19-25, 22-25, 21-25)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개막식도 하기 전에 ‘노메달’ 치욕을 당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굴욕적 결과와 마주했다.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금메달을 노렸던 대표팀이었지만 호기롭게 외쳤던 목표는 허풍으로 남게 됐다.
FIVB(국제배구연맹) 세계랭킹에서 한국이 27위, 파키스탄은 51위였다. 그리고 국제대회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상대였다. 하지만 한국 남자배구는 이날 모든 굴욕의 역사와 마주하게 됐다.
조별리그에서 세계랭킹 73위의 인도에게 2-3으로 패했던 한국이었다. 인도의 타점 높은 미들블로커 라인에 고전하면서 굴욕적인 결과와 마주했다. 이미 지난달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파키스탄에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 자체는 고전했다. 어쩌면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의 고전과 인도전 완패는 이날 파키스탄전 셧아웃 패배의 복선이었다.
1세트부터 파키스탄의 블로킹 높이에 고전했다. 1세트에만 블로킹으로 대거 5점을 헌납했고 양쪽 날개에서도 파키스탄의 공격을 제어하지 못했다. 허수봉, 나경복 등 한국의 주포들은 파키스탄의 높이를 부담스러워 했다.
한국은 2세트에도 범실은 범실대로 하면서 블로킹 높이, 서브에서 모두 고전했다. 리시브 라인도 흔들렸다. 3세트에 반격을 하는 듯 했다. 정지석의 공격과 블로킹 등으로 초반 분위기를 다잡았다. 그러나 한국은 흔들렸고 파키스탄의 기세를 뛰어넘지 못했다.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의 터줏대감이면서 베테랑 세터인 한선수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유럽 배구를 배우고 성장했다”라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경계 그 이상의 위협으로 한국 배구계에 다가왔고 결국 61년 만의 치욕적인 ‘노메달’ 결과를 맞이했다.
한국은 6강 순위결정전이 아닌, 7~12위 순위결정전으로 떨어졌다. 24일 오후 8시(한국시간)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바레인(세계랭킹 74위)와 순위결정전을 치른다. 바레인에 패하면 11~12위 결정전으로까지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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