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썬전(중국) 팬들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 중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여 관심을 모았다.
풋볼 존, J캐스트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우한 썬전 서포터들은 지난 20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2-2로 비긴 우라와 레즈(일본)와 2023-2024시즌 ACL J조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 도중 격렬한 응원을 펼쳤다.
이날 파란 유니폼을 맞춰 입은 우한 서포터는 푸른 바탕에 흰색 글씨로 '바다가 운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중국어와 일본어로 적은 이 글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한 것에 대한 항의로 보인다고 일본 매체들은 분석했다.
또 우한 서포터는 관중석에서 단체로 일장기를 들고 응원 중이던 일본 서포터를 향해 주먹을 들고 "바보, 바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유는 불분명하다고.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소셜 미디어에는 경기장 밖에서 한 중국인이 일장기를 태우는 장면의 영상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우한 서포터 중 한 명이 라이터를 이용해 일장기를 태우다 잘 타지 않자 반으로 찢어 바닥에 던진 후 밟는 모습이었다.
이에 일본 매체들은 "향후 일본에서도 우한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어떤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하며 "현수막 내용으로 보아 국제축구연맹(FIFA)이 금지하고 있는 정치적 주장의 위반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한과 우라와는 오는 11월 29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다시 맞붙는다. AFC 조별리그는 홈 앤 어웨이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그 때는 우한 서포터가 원정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 홍보부는 "문의한 내용이 보도된 것은 알고 있으나 현지 보고는 없어 현재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없다"면서 "또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경기 운영에 관한 질문은 홈 클럽 관할이므로 우라와 레즈에 문의해 달라"고 했고, 우라와 역시 "클럽이 대답할 것은 없다"고 밝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우라와 서포터가 우한의 이런 응원에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 우라와 서포터는 지난 8월 2일 일왕배 4회전에서 나고야 그램퍼스 서포터와 충돌하는 집단 폭력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일본축구협회는 우라와의 2024년 일왕배 참가 자격을 박탈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또 폭력에 가담한 17명에게는 무기한 경기장 입장 금지, 1명에게는 5경기 경기장 출입금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일본축구협회는 4명에게 추가로 무기한 출입금지를 명령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