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 PSG)은 아시안게임에 진심인 듯 하다. 항저우 입성 첫 날 고된 여정에 아랑곳 없었던 이강인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동료들과 함께 진화 스타디움 피치를 밟았다.
21일 중국 진화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오후 7시 30분 킥오프를 앞두고 한국 취재진의 관심은 온통 이강인을 향해 있었다.
파리에서 인천으로. 그리고 다시 인천에서 중국 항저우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뒤 진화 스타디움에 육로로 도착한 이강인. 진화는 항저우에서 시속 약 300km까지 도달하는 고속철도를 타고 이동해도 약 50분이 소요되는 거리의 지역이다.
이 기나긴 여정 끝에 황선홍호에 합류한 이강인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과 어떻게 만나 호흡할지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한 상황.
킥오프 1시간 전 김정훈-민성준-이광연 3명의 골키퍼들이 먼저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취재진은 함께 나와 훈련을 준비하는 스태프들에게 이강인의 웜업 여부를 물었다. 이강인의 긴 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스태프들은 그가 오늘 피치에 나올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잔디는 밟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스태프들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이강인은 스태프들의 예상과 취재진들의 수긍도 깨트리며 조영욱-송민규 등과 함께 피치에 등장했다. 진화 스타디움의 트랙을 지나 아시안게임 피치의 첫 잔디를 밟은 이강인. 동료들과 피치에 모인 이강인은 어깨동무를 하고 다함께 구호를 외쳤다. 황선홍호가 드디어 완전체가 된 순간이었다.
휴식과 회복이 필요한 이강인은 구호를 외친 뒤 곧 피치를 빠져나갔다. 피치 밖 벤치에서 황선홍 감독을 만난 이강인은 한참동안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강인의 몸은 피치 밖에 있었지만 마음은 피치에 있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벤치 선수들과 같은 시간에 나와 지정된 관중석 자리로 이동한 이강인. 팬들의 환호에 미소 지으며 인사를 전한 뒤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함께했다. 전후반 내내 자리를 지키며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하프타임에는 슬쩍 벤치로 내려와 앉아 피치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4-0 완승. 16강 진출을 확정에 이강인은 관중석에서 내려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동료들과 장난치며 황선홍호의 승리를 만끽했다. 모두의 예상보다 더 아시안게임에 진심인 이강인. 이강인의 진심이 황선홍호를 금빛으로 물들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