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긴 것 죽어도 잊지 못한다"-"한국전 패배로 2006 월드컵 우승 가능했다".
2002 한일월드컵서 혈투를 펼쳤던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레전드가 21년만에 만났다.
라싱시티그룹코리아는 20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에서 한국-이탈리아-브라질의 레전드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호나우디뉴, 파비오 칸나바로 등의 레전드들이 이미 한국을 다녀갔고 이탈리아의 레전드인 프란체스코 토티와 파울로 말디니가 방한했다.
이탈리아 레전드 말디니와 토티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상대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말디니는 이탈리아 수비 핵심이자 대표팀 주장이었으며 토티 역시 이탈리아의 공격 선봉에 서 한국과 경기를 펼쳤다.
안정환과 최진철은 한국 대표팀의 공‧수 중심이었다. 이탈리아전에 나란히 선발 출전했던 안정환과 최진철은 교체아웃 없이 풀타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여기에 안정환은 연장 후반 12분 극적인 골든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최진철은 "많은 선수들과 다시 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다시 없을 기회라고 생각한다. 예전의 향수를 되살릴 수 있는 경기다. 이탈리아, 브라질 레전드들과 함께 하는 것은 정말 기쁜일"이라고 말했다.
안정환은 "좋은 자리에 참석하게 되어 기쁘다. 기분이 남다르다. 죽기전에 세계적인 스타들과 경기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선수가 된 느낌이다. 기대가 크다. 말디니-토티 선수는 제가 꿈꾸던 선수들이다. 또 함께 뛰었던 영광스러운 시절을 생각하니 기쁘다.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 축구인생에 있어 좋은 날이 찾아왔다"라고 설명했다.
말디니는 "2002년에 이어 토티와 함께 다시 오게되어 기쁘다. 10월에 경기를 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고 토티는 "다시 한국에 방문해 기쁘다. 역사적인 경기에 나서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21년 전 나란히 그라운드를 누볐던 이들은 오는 10월 2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레전드 올스타전에서 재회한다.
선수 은퇴 후 나서는 레전드 매치에 대해 최진철은 "몸 관리를 잘 해왔지만 각오가 남다르다. 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나이가 있만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안정환은 "저는 몸관리가 이미 안됐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지만 모두 세월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 10년전 은퇴 후 축구화를 신지 않았지만 축구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이미 늦은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말디니는 "무릎부상 때문에 7~8년 동안 축구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위해 많이 준비했다"고 설명했고 토티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준비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2002 한‧일 월드컵서 펼쳤던 맞대결에 대해 묻자 말디니는 "아픈 기억이다. 하지만 두분과 함께 뛰어 영광이었다. 그 기억으로 2006년 월드컵을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토티는 "정말 멋있고 어려운 경기였다. 두 분 모두 최선을 다해 뛰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대답했다.
안정환은 "당시 이탈리아는 두려운 존재였다. 다만 하늘의 기운이 우리에게 있었다. 약팀이 강팀을 잡았을 때 팬들이 가장 열광하신다. 지금도 이탈리아를 꺾었다는 것은 잊을 수 없다. 함께 뛰었다는 것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최진철은 "좋은 팀을 이겼다. 개인적으로는 뼈 아팠던 경기였다. 우리가 이탈리아 보다 더 간절했다"라고 말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