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이도 한 마디 하더라구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진화의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태국을 상대로 맞대결을 펼쳐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일 열린 쿠웨이트전 9-0 승리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 승점 6점을 기록하며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또한 3차전에서 바레인에 패배하더라도 바레인이 승점 5점, 한국이 6점으로 조 1위도 확정이다.
경기 종료 후 이 경기 선발로 출전했던 중앙 수비수 박진섭(28, 전북)을 만났다. 박진섭은 "일단 이번 경기에서 승리해야 조 1위를 확정 짓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이 초반부터 집중해 골도 빨리 터지고 그러다보니 경기를 쉽게 끌고 갈 수 있어 좋은 경기였던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득점은 무려 13골(1차전 9골 2차전 4골)이나 된다. 이에 박진섭은 "많이 넣은 것도 기쁘지만, 수비수로서는 무실점 경기가 더 기분 좋다. 감독님께서도 무실점을 강조하셨고 토너먼트에 올라가면 실점을 조심 또 조심해야 하다 보니 이런 것에 더 신경 쓰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진섭은 후반전 경고를 받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코너킥을 처리하기 위해 올라간 박진섭은 시간을 끌었다는 이유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무언가 어색한 상황이었다.
이에 박진섭은 "본선 올라가기 전 경고를 빨리 없애는 것이 목적이었다. 사실 준비 된 시나리오였다. 제가 너무 연기를 어색하게 해서 밖에서 너무 무섭다고 하는데 코너킥 키커로 6년 만에 서봤다. 너무 어색했다"라며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이걸 차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했다. 원래 K리그 같으면 바로 경고인데 심판이 경고를 너무 안 줘 어색했다. 너무 어색했다"라며 민망한 미소를 지었다.
박진섭은 "보는 애들만다 한 마디씩 했다. '진섭이 형 왜 이렇게 연기를 못하느냐'라고. (이)강인이도 한 마디 했다. 연기를 너무 못한다고. 연습 좀 해야겠다"라고 덧붙였다.
보기에 따라 '비매너 논란'이 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과거 세계적인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 역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런 플레이를 해 도마 위에 올랐다. 박진섭은 "선수 구성상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카드 문제는 본선에 올라가면 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문제다. 준비된 일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박진섭은 1995년생으로 이번 대표팀 맏형이다. 동생들과는 어떻게 소통할까. 답은 지갑에 있었다. 그는 "최대한 말은 적게 하고 지갑을 열려고 하고 있다. (백)승호가 너무 중간 역할을 잘해준다. 승호 옆에서 따라서 도와주고 있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아 경기 전에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정도"라며 "평상시에는 좀 웃으면서 잘 지내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강인(22, PSG)은 21일 낮 항저우 공항에 도착, 곧바로 진화에 넘어와 선수단에 합류했다. 이후 그는 곧바로 선수단 버스를 타고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 도착했다.
박진섭은 "강인이의 영향력은 모두 느끼고 있다. 우리 팀에 합류하면서 너무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강인이가 더 컨디션 조절에 힘써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