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진실일까. 해리 케인(30, 바이에른 뮌헨)의 바이백 조항을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뮌헨과 계약서에 케인 바이백 조항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장 손흥민,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팬 포럼에 참석해 250여 명의 토트넘 팬들 앞에서 90분간 여러 질문에 답하던 중 케인 이야기도 꺼냈다.
레비 회장은 올여름 뮌헨으로 떠난 케인의 바이백 조항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바이백 조항이란 이전 소속 구단이 이적시킨 선수를 특정 가격에 다시 데려올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주로 유망주를 다른 팀에 내줄 때 자주 활용되는 방안이지만, 토트넘은 1992년생인 케인 이적에도 이를 넣었다는 것. 토트넘이 그만큼 케인과 재결합을 꿈꾸고 있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레비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토트넘은 언젠가 특정 이적료만 지불하면 케인을 복귀시킬 수 있다. 물론 케인의 동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뮌헨의 허락 없이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메리트다. 다만 바이백 조항을 발동할 수 있는 시기와 구체적인 금액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은 머릿속에 손흥민과 케인 듀오가 재결합하는 그림을 떠올렸다.
케인은 최근 "토트넘에선 몇 경기 이기지 못한다고 재앙은 아니었다"라는 발언으로 토트넘 팬들의 분노를 사긴 했지만, 친정팀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드러냈기 때문. 그는 토트넘을 떠날 때도 팬들에게 "작별 인사는 하지 않겠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영국 '데일리 메일'은 레비 회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매체는 21일 "토트넘은 레비 회장의 주장과 달리 케인에 대해 직접적인 바이백 조항을 갖고 있지 않다. 케인도 토트넘으로 복귀를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은 "레비 회장의 발언으로 케인이 언젠가 충격적인 복귀를 추진하리란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복수의 소식통은 '토트넘은 케인과 다시 계약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장치를 갖고 있지만, 단순한 바이백 조항은 아니다'라고 알렸다"라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케인이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할 시 최우선으로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특정 금액으로 그를 데려올 수 있는 조항은 따로 없다. 이는 토트넘이 케인을 영입하고 싶으면 뮌헨과 이적료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도 케인이 토트넘 복귀를 원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데일리 메일 사미 목벨 기자는 "더 중요한 것은 케인이 레비 회장이 팀을 운영하는 동안 북런던으로 돌아가는 방안을 고려할지에 관한 의문"이라며 "이미 케인은 토트넘과 재계약을 거부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케인과 레비 회장 간 관계가 큰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목벨 기자는 "레비 회장은 케인의 뮌헨 이적을 최종 승인했을 때 합의됐다고 믿었던 부분들을 갑자기 걸고넘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케인은 예정됐던 독일행 비행기를 놓쳤고, 계약 확정이 늦춰졌다"라고 짚고 넘어갔다.
레비 회장과 케인 사이 잡음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케인은 뮌헨으로 떠나기 직전 몇 시간 동안 토트넘 훈련장에 출입이 금지됐다. 토트넘 측은 이미 이적료까지 받은 상황에서 그가 훈련에 참여하는 게 부적절했기 때문에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있다.
목벨 기자는 이 역시 언급하며 "이것들이 케인과 레비 회장의 관계를 껄끄러워지게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토트넘이 케인의 놀라운 복귀를 추진할 시 심각한 걸림돌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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