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실점에도 불구하고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는 돋보였다. 그가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경기였다.
뮌헨은 2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뮌헨은 첫 경기에서부터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조 1위에 올랐다. 앞서 열린 A조 다른 경기에서는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가 2-2로 비기며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양 팀 모두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뮌헨은 해리 케인, 세르주 그나브리-자말 무시알라-리로이 자네, 레온 고레츠카-요주아 키미히,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콘라트 라이머, 스벤 울라이히가 선발 출격했다.
맨유는 라스무스 회이룬, 마커스 래시포드-브루노 페르난데스-파쿤도 펠리스트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카세미루, 세르히오 레길론-리산드로 마르티네스-빅토르 린델뢰프-디오구 달롯, 안드레 오나나가 먼저 경기장에 나섰다.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뮌헨은 전반 27분 자네의 선제골과 전반 32분 그나브리의 추가골을 묶어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마쳤다. 맨유는 경기 초반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뮌헨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골키퍼 오나나의 아쉬운 실책으로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뮌헨이 홈에서 손쉽게 승리를 챙기는가 싶었지만, 맨유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양 팀은 후반에만 5골을 주고받으며 끝까지 알 수 없는 승부를 펼쳤다.
맨유가 따라붙으면 뮌헨이 달아나는 그림이 계속됐다. 후반 4분 회이룬의 데뷔골이 터지자 뮌헨은 케인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응수했다. 후반 막판에는 카세미루가 추격골을 기록하자 마티스 텔이 골망을 가르며 다시 두 골 차를 만들었다. 경기 종료 직전 카세미루가 멀티골을 터트리며 4-3을 만들었지만, 결과를 바꾸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김민재가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였다. 그는 최후방에서 여유롭게 상대 압박을 풀어내며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맡았다. 그는 회이룬과 래시포드가 달라붙어도 당황하지 않고 페인트 동작으로 따돌리곤 했다.
뒤꿈치로 공을 끊어내는 진기명기도 선보였다. 김민재는 전반 25분 회이룬을 마크하다가 몸을 크게 돌려 롱패스를 뒷발로 차단했다. 심지어 단순한 차단이 아니라 동료에게 정확히 연결되는 패스였다.
후반 들어 김민재의 수비는 더욱 단단해졌다. 그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맨유의 측면 공격을 모두 막아냈고,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수비로 위기를 차단했다. 후반 3분엔 폭발적인 질주로 브루노를 따라잡은 뒤 공에 머리를 갖다 대며 막아냈다.
물론 이날 뮌헨은 3실점이나 내줬지만, 모두 김민재에게 책임을 묻기엔 어려웠다. 첫 골은 김민재의 발에 맞고 굴절되며 득점으로 연결됐지만, 실책은 아니었다. 카세미루가 터트린 두 골 역시 앞선에서 끊어내지 못한 게 아쉬웠다. 특히 경기 막판 라이머와 우파메카노 우측 라인에서 실수가 잦아진 게 치명적이었다.
숫자로 봐도 김민재는 돋보였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는 패스 성공률 92%(97/106), 볼터치 118회, 기회 창출 1회, 걷어내기 6회, 가로채기 1회, 태클 1회, 슛 블록 1회 등을 기록했다. 볼터치와 패스, 걷어내기 모두 최다 기록이었다.
평점도 수비진 중 1위였다. 김민재는 평점 6.7점을 받으며 데이비스(6.5)와 우파메카노, 라이머(이상 6.4)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골키퍼 울라이히는 5.1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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