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4일 앞둔 중국은 한껏 들떠 있었다. 하지만, 지킬 건 철저히 지켰다. '이렇게까지 해야 돼?'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었다.
중국 항저우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돼 있었다. 지하철의 배차 시간은 짧았고 열차 칸은 깨끗하고 쾌적했다. 에어컨도 '빵빵'해 더위를 식히기에 아주 좋았다.
중국에서 지하철을 탈 때 한국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소지품 검사'다. 교통 카드를 찍고 입장하는 장소에서 모든 승객이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국의 지하철역 소지품 검사는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에서 처음 도입됐다고 알려졌다. 세계적인 대회에 각국 인사가 자리하는 만큼 테러 예방을 위한 조치였다. 이러한 소지품 검사는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장소는 훨씬 심하다. 기자들의 숙소 미디어 빌리지에 입장할 때는 카메라를 통해 안면인식을 진행, 인물의 신원을 확인하고 마찬가지로 엑스레이로 가방을 검사한다.
특이한 점은 액체류에 특히 엄격하다는 점이다. 가방에 액체가 있을 경우 이를 꺼내 직접 확인한다.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생수도 예외는 없다. 직접 '마셔 보라'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보습제 등 화장품의 경우 꺼내서 피부에 발라보라고 요구한다.
19일 기자는 항저우에서 약 140km 떨아진 진화로 이동해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황선홍호'의 경기를 취재했다. 경기장 입장은 더 까다로웠다. 위에 언급한 모든 검사를 진행하면서 가방은 무조건 열어본다. 기자의 가방 안에는 노트북과 우산, 비상사태를 대비한 두루마리 휴지, 원활한 인터넷 사용을 위한 '포켓 와이파이' 장치가 들어 있었다.
보안 요원들은 기자에게 가방을 열 것을 요구했다. 포켓 와이파이 정도를 걱정했지만, 검사는 더 철저했다. 노트북을 열어보라고 지시했으며 곱게 접어 둔 접이식 우산은 직접 가져가 펼쳐 보았다. 동행하던 동료 기자는 주머니에 가지고 있던 담배곽까지 열어봤다.
이런 검사는 역과 역 사이, 기차에 타기 전과 기차에서 내린 뒤에 전부 진행된다. 안 그래도 오래 걸리는 이동 시간에 줄을 서서 검사받는 시간까지 걸리니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이동'에 소비된다.
몸은 힘들지만, 안전하고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필요한 검사다. 9월 17일 처음 항저우에 도착한 이후 벌써 수도 없이 진행한 소지품 검사지만, 10월 8일 대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긍정적인 마음으로 검사받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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