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은 없는 경기" '평정심' 찾은 황선홍호, 다 잊고 '자신감만' 챙겨라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09.21 07: 14

2차전 태국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1차전과 같아야 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 '황선홍호'는 21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진화의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태국을 상대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를 치른다.
황선홍호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3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19일 오후 중국 진화 스타디움에서 '제19회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쿠웨이트와 대한민국의 예선 첫 경기,  한국이 9-0 대승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경기를 앞두고 양 팀 선수들이 피치로 들어서고 있다. 2023.09.19 / dreamer@osen.co.kr

두 팀은 앞서 19일 1차전을 치렀다. 태국은 바레인과 맞붙어 전반전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토사니드 푸라체트가 극적인 득점을 기록하면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19일 오후 중국 진화 스타디움에서 '제19회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쿠웨이트와 대한민국의 예선 첫 경기가 열렸다.전반 한국 조영욱이 팀 두번째 골을 작렬시킨 뒤 정우영과 기뻐하고 있다. 2023.09.19 / dreamer@osen.co.kr
한국은 시원한 승리를 챙겼다. 대회 시작 전부터 우려를 샀던 황선홍호지만, 정우영의 해트트릭과 조영욱의 멀티 골에 힘입어 9-0 대승을 거뒀다.
대한축구협회(KFA)의 설명에 따르면 팀의 핵심 멤버 이강인은 21일 이른 오후 항저우 공항에 도착한다. 따라서 21일 저녁에 펼쳐지는 태국전에는 참여할 수 없다.
한국은 1차전에서 조영국과 고영준을 최전방에 세우고 정우영, 정호연, 백승호, 엄원상으로 중원을 구성했다. 수비에는 박규현, 박진섭, 이한범, 황재원이 선발로 출전했다. 골문은 이광연이 지켰다. 100% 주전 자원이 나섰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황선홍 감독은 고영준, 엄원상, 황재원을 일찍 교체해 주고 백승호와 정우영도 벤치로 불러들이며 체력 관리에 힘썼다.
20일 황선홍호는 회복에 힘썼다. 이날 진화 스포츠 스쿨 트레이닝 센터에는 10명의 선수만 모습을 보였다. 김태현, 이재익, 최준, 설영우, 홍현석, 박재용, 안재준, 민성준, 김정훈, 송민규 등 1차전 출전하지 않았거나 출전 시간이 짧았던 선수들로 구성됐다.
KFA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나머지 11명의 선수들은 숙소에서 스트레칭을 진행하는 등 휴식에 집중했다.
황선홍호에 방심은 없다. 19일 쿠웨이트전이 종료된 직후 황선홍 감독은 "자신감을 갖되 다 잊으라고 하고 싶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 더 많은 각오가 필요하다"라며 이번 대승에 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황 감독은 "대승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반드시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큰 점수 차로 이기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이번 첫 경기는 빨리 잊어버리고 싶다"라며 들뜬 분위기를 경계했다.
황선홍 감독은 선수로 활약했던 시절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그는 한국이 네팔을 11-0으로 제압할 당시 홀로 8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경기는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골 차 경기로 남아 있다. 
하지만 해당 대회 준결승전에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한 골을 실점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일방적 공격을 퍼부었지만,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4강에서 맛본 절망감은 동메달 결정전까지 영양을 미쳤고 쿠웨이트에 1-2로 역전패하며 빈손으로 돌아왔다.
황선홍 감독이 강조한 '평정심'은 선수들도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조영욱은 "선수들도 똑같이 생각한다. 라커룸에서 나오며 다들 똑같은 말을 많이 했다. 한 경기 치렀다. 남은 한 경기 한 경기 맞이하며 오늘같이 좋은 경기할 생각"이라며 선수들끼리 황 감독이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20일 훈련장에서 만난 최준은 "감독님 말씀처럼 경기가 많이 남았다. (대승에) 취해있다 보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골잔치'를 지켜봤을 태국이다. 태국은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내려설 가능성이 크다. 최준은 "저희와 경기하는 팀들은 밀집 수비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떻게 풀지 지금 말하긴 어렵다. 잘 준비하고 있고 감독님도 미팅을 통해 준비 중이다. 경기 보시면 아실 것"이라며 밀집 수비를 뚫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19일 쿠웨이트에 압도적인 화력을 뽐내며 첫 단추를 잘 끼운 황선홍호다. 하지만 황 감독은 이 경기를 "없는 셈 치겠다"라고 말했다. 조별리그 2차전 태국과 경기는 '대회 첫 경기'에 임하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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