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분간 11.2km' 황인범, 생일날 정말 '개처럼' 뛰었다..."평생 잊지 못할 순간"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9.20 16: 21

"나는 개처럼 뛸 준비가 됐다."
황인범(27, FK 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세계 최강 맨체스터 시티 앞에서 자신이 한 선언을 지켰다.
즈베즈다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맨시티에 1-3으로 패했다.

[사진] FK 츠르베나 즈베즈다 소셜 미디어.

[사진] FK 츠르베나 즈베즈다 소셜 미디어.

'신입생' 황인범도 선발 출전하며 UCL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27번째 생일을 맞은 그는 5-3-2 포메이션에서 중원 한 자리를 맡아 8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선제골 장면에서 기점 역할을 비롯해 전진 패스, 탈압박 능력 등을 뽐냈다.
즈베즈다는 '거함' 맨시티를 상대로 먼저 앞서 나갔다. 전반 44분 역습 찬스를 제대로 살렸다. 황인범이 중원에서 튀어오른 공을 오른발로 공을 툭 건드려 동료에게 연결했다. 이를 미르코 이바니치가 전방으로 찔러 넣었고, 오스만 부카리가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맨시티는 강했다. 맨시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훌리안 알바레스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15분 알바레스의 프리킥이 골키퍼 손을 그대로 지나치며 역전골이 됐다. 여기에 후반 27분 로드리가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3번째 골을 기록하며 승기를 굳혔다.
비록 승리는 챙기진 못했지만, 황인범에겐 의미가 큰 경기였다. 후반 37분 교체된 그는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맨시티를 상대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UCL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그는 올여름 올림피아코스와 갈등 끝에 즈베즈다에 새 둥지를 틀었고,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차는 중이다.
황인범은 상대가 상대인 만큼 수비에 집중하면서 패스 성공률 76%(19/25), 드리블 1회(1/1), 지상 경합 승률 75%(3/4), 태클 2회, 슈팅 1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그에게 평점 6.7점을 부여했다. 
활동량도 인상적이었다. UEFA에 따르면 황인범은 부지런히 경기장 이곳저곳을 누비며 82분 동안 11.2km를 뛰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 한 '개처럼 뛰겠다'던 선언을 지킨 셈이다.
한편 황인범은 경기 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아쉬운 결과였지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다. 생일 축하해주고 계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어디서든 성장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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