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보이' 이강인(22)과 킬리안 음바페(25, 이상 파리 생제르맹)이 함께 뛰는 모습이 또 다음으로 미뤄질까. 이강인의 이름은 예상 선발 명단이 아니라 'OUT' 명단에 올라가 있었다.
PSG는 20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만난다.
'죽음의 조'를 헤쳐 나가기 위한 첫 여정이다. PSG는 도르트문트를 비롯해 AC밀란(이탈리아),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한 조에 편성됐다. 가볍게 볼 수 있는 팀이 하나도 없는 만큼, 역대급으로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경기를 앞두고 PSG는 도르트문트전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 랑달 콜로 무아니, 잔루이지 돈나룸마, 뤼카 에르난데스, 아슈라프 하키미,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누엘 우가르테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도 포함됐다. 약 한 달 만의 명단 소집이다. 이강인은 지난달 20일 툴루즈전에서 허벅지를 다쳤다. 당시 그는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6분 교체됐고, 추후 왼쪽 대퇴사두근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이강인은 9월 A매치 2연전을 치르는 클린스만호에서 제외된 채 파리에 남아 재활에 몰두했다.
PSG 합류 후 두 번째 부상이었다. 이강인은 지난 7월 프리시즌에도 르 아브르와 친선경기 도중 햄스트링을 다쳤다. 당시 그는 PSG 비공식 데뷔전에 선발로 나서며 맹활약을 펼쳤지만, 전반 종료 직전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고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이강인은 이후 열린 일본 투어에서도 출전하지 못하다가 개막전에 맞춰 돌아왔다.
이강인은 두 번째 경기에서 또다시 쓰러지며 걱정을 샀지만,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지난주 팀 훈련에도 복귀했고,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훈련하는 사진과 "곧(SOON)"이라는 문구를 올리며 머지않아 돌아올 수 있음을 암시했다. 다만 지난 니스전에는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제 이강인은 도르트문트전 출격을 정조준한다. 그는 PSG가 발표한 부상자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이강인이 한 경기 더 쉬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가 아예 휴식을 취한 뒤 황선홍호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 이강인은 이번 경기가 끝난 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중국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UEF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 선발 명단을 예상하면서 이강인의 이름을 뺐다. UEFA는 음바페-콜로 무아니-뎀벨레, 비티냐-우가르테-워렌 자이르에머리, 에르난데스-슈크리니아르-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미키, 돈나룸마가 베스트 11을 꾸릴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OUT' 명단에 올려뒀다. UEFA는 이강인이 프레스넬 킴펨베와 누누 멘데스, 마르코 아센시오, 노르디 무키엘레와 함께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 다만 사유는 허벅지 부상이 아니라 '결장(absent)'이기에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프랑스 현지 매체들이 예상한 선발 라인업에서도 이강인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레퀴프'와 'RMC 스포르트', '르 파리지앵' 모두 UEFA와 마찬가지로 음바페-콜로 무아니-뎀벨레, 비티냐-우가르테-자이르에머리가 선발 출격하리라 점쳤다.
물론 교체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강인은 몸 상태만 정상이라면 PSG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다. 그는 측면 공격수는 물론이고 중원에서도 뛸 수 있기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교체 카드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옵션이다. 게다가 아센시오도 부상이기에 공격 자원도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이강인이 도르트문트전에서 경기에 나선다면 4시즌 만에 UCL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 그는 2019-2020시즌 발렌시아에서 뛰던 시절 UCL 데뷔전을 치르며 한국인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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