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31, 토트넘)의 '가족 리더십'이 조명을 받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8일(한국시간) "손흥민이 토트넘의 가족 같은 분위기를 통해 히샬리송을 치료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주장 손흥민은 토트넘 패밀리가 히샬리송의 뒤를 강력하게 받쳐 그가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지난 16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터뜨려 극적인 2-1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린 토트넘은 5연승 중인 맨체스터 시티(승점 11)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토트넘은 이날 후반 추가시간 10분 터진 데얀 쿨루셉스키의 역전골로 웃었다. 하지만 쿨루셉스키 골이 터지기 2분 전 터진 히샬리송의 헤더골이 더 각광을 받았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히샬리송은 후반 35분 피치를 밟았다. 그리고 이반 페리시치의 코너킥을 헤더 동점골로 연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히샬리송의 골은 팀과 개인 모두에게 의미가 컸다. 히샬리송은 브라질 대표팀 경기 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돼 관심을 모았다. 최근 개인사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이 알려졌다. 스스로 심리 상담을 받겠다고 밝힐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에버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토트넘이 6000만 파운드(약 987억 원)의 이적료를 선뜻 지불하고 가레스 베일의 등번호인 9번을 내줄 만큼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히샬리송의 토트넘 데뷔 시즌은 실망으로 끝났다. 리그 27경기 1골 포함 총 35경기에서 3골에 그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부진이 브라질 대표팀으로까지 이어졌지만 마침내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히샬리송의 골을 누구보다 반긴 것은 토트넘 동료들이었다. 경기 종료 후 일제히 히샬리송에게 다가와 기쁨을 함께 누렸다. 특히 손흥민은 누구보다 히샬리송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손흥민은 주장이 된 후 매 경기 종료 후 팬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다가가 인사를 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도 선수단을 이끌면서 히샬리송의 등을 밀어 선수단 맨 앞에 서게 했다. 히샬리송의 기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캡틴 멘탈리티 ON...뭐라고 할 말이 전혀 없다. 그저 존경한다"면서 히샬리송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돌리는 손흥민의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나뿐 아니라 선수단과 구단 모든 사람들이 리치(히샬리송의 애칭)를 위해 정말 기뻐했다"면서 "그는 힘든 시간을 보냈고 우리는 이 경기가 그의 자신감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그는 경기 전체를 바꿨고 그것이 우리가 기다리던 것이었다"고 히샬리송을 칭찬했다.
이어 "리치는 물론 모든 이들이 선발로 나서지 못할 때 행복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가 그랬던 것처럼 이반(페리시치), 브레넌(존슨), 에메르송(로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처럼 경기에 나와 변화를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모두들 정말 잘했다. 계속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모두가 리치 때문에 행복하다. 리치는 정말 강하고, 좋은 성격이다. 언제든 금방 회복할 수 있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주변에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나는 항상 그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한다. 만약 그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내 경험으로 혹은 경기를 통해 도울 수 있다. 나는 모두가 그의 뒤에 서서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 클럽을 위해 놀라운 일을 했다"고 뿌듯해 했다.
손흥민은 "리치는 분명 매우 힘든 시기와 힘든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나는 정말로 행복했다. 아마 그보다 더 행복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가 팀으로 필요하다. 그는 정말 좋은 자질을 가졌지만 자신감은 크게 달랐다. 나는 당연히 안아주고 싶었고 그는 정말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고 히샬리송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은 "우리는 여전히 가는 중이다. 특히 이와 같은 큰 경기들이 팀으로 더욱 끈끈하고 가깝게 만들고 있다"면서 "분명 당신은 실제 가족과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탈의실에서 정말로 끈끈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두 서로를 위해 일하고 모두 서로를 위해 뛰고 모두 서로를 위해 싸우고 있다. 누군가 나가더라도 도움을 주면 모두가 기뻐한다"면서 "그것은 우리를 팀으로서 그리고 그룹으로서 정말 강하게 만든다. 우리는 정말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단단해 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