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패의 충격일까. 폴 헤킹바텀(46) 셰필드 유나이티드 감독이 심판들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셰필드는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토트넘 홋스퍼에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순위는 승점 13점(4승 1무)으로 맨체스터 시티(승점 15점)에 이은 2위다. 반면 셰필드는 이번에도 첫 승 사냥에 실패하며 승점 1점(1무 4패)으로 17위에 머물렀다.
셰필드로선 다 잡은 듯 보였던 승리를 놓친 셈이다. 셰필드는 라인을 깊이 내리고 수비에 집중하다가 후반 28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28분 롱스로인 상황에서 바운드된 공을 뒤에 있던 구스타보 하머르가 달려들어 슈팅했고, 공은 골대를 때린 뒤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추가시간 대반전이 펼쳐졌다. 주심은 셰필드의 시간 지연을 이유로 추가시간 12분을 선언했다. 이는 토트넘이 역전극을 완성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8분 히샬리송이 코너킥에서 헤더로 동점골을 터트렸고, 2분 뒤엔 데얀 쿨루셉스키가 히샬리송의 패스를 천금 같은 역전골로 연결했다. 게다가 셰필드는 올리버 맥버니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처했고, 승부는 결국 토트넘의 드라마 같은 승리로 막을 내렸다.
헤킹바텀 감독은 충격적인 패배에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경기 후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 하프타임과 우리가 1-0으로 이기고 있을 때도 불만을 표했다"라며 "갑자기 시간 낭비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심판이 우리 플레이를 지시하고 있다. 우리가 후방에서 골킥부터 빌드업하고 토트넘이 압박하면 우리가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할지 정해진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헤킹바텀 감독은 "웨스 포더링엄은 박스 밖에서 핸브볼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았고, (시간 지연으로) 퇴장 위협을 받았다. 그래선 안 된다. 경기 진행은 끔찍했다. 축구 판정이 아니라 경기 운영에 관한 이야기"라고 항의했다.
헤킹바텀 감독은 직설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모든 초점이 옐로카드와 시간 낭비, 새로운 가이드라인들에 맞춰져 있다는 게 걱정스럽다. 심판들은 나와 이야기할 때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다. 그들은 최상위 레벨에서 경기를 진행하지만, 축구를 제대로 모른다. 우리는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 멋진 경기를 망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끝으로 맥버니가 퇴장당한 장면도 언급됐다. 헤킹바텀 감독은 "정말 좌절스러운 결정이다. 맥버니는 상대 유니폼을 잡아당겼다는 이유로 퇴장당했다"라며 "방금 누군가(미키 반 더 벤)가 등을 돌리고, 팔꿈치를 들고 우리 골키퍼에게 뛰어들었다. 그는 바늘로 꿰매야 하는데 그것도 같은 반칙이다. 도대체 우리 경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팬들은 헤킹바텀 감독의 작심 발언에 여러 반응을 내놨다. 대부분 팬들은 "상대 팀이 전술을 빠르게 수정하고 변화했기 때문에 골킥을 미루게 하는 걸 허용해야 한다고? 당혹스럽다", "12분이 추가된 건 아무 문제가 없다. 그의 잘못", "팀이 광대가 될 수 있도록 매초 낭비하도록 만든 사람이 하는 웃긴 말" 등 비판 댓글을 남겼다.
한편 헤킹바텀 감독은 이번 패배로 경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5경기째 승리가 없는 셰필드는 크리스 와일더 전 감독을 복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헤킹바텀 감독은 입지가 심각한 상황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셰필드는 이미 와일더 감독 복귀를 타진했다"라고 전했다.
와일더 감독은 지난 2019년 여름 셰필드를 프리미어리그로 올려뒀고, 첫 시즌 9위를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2021년 3월 보드진과 갈등,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그는 최근 몇 달간 구단주와 사이를 회복한 데다가 이날 경기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복귀설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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