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경기 처음부터 끝까지 팬과 선수가 하나 된 인천 유나이티드가 마지막에 웃었다.
인천은 16일 오후 2시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A매치 휴식기 전 가진 포항전 패배 아쉬움을 달랜 인천은 승점 43(11승 10무 9패)을 쌓아 6위로 올라섰다.
더불어 지난 시즌 4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창단 20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했던 인천은 오는 19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일본 원정길을 기분 좋게 나서게 됐다.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힘이 됐다. 그라운드에 입장한 조성환 감독과 선수단은 각자의 위치에서 관중석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
경기 초반부터 제주가 밀어붙였다. 헤이스, 연제운, 에르난데스, 한종무 등이 꾸준하게 인천 수비를 위협했다. 인천은 전반 15분이 돼서야 김보섭이 첫 슈팅을 때리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전반 29분 밀리던 인천이 이명주의 발끝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민경현이 왼쪽 박스 안으로 진입하던 김도혁에게 패스했고 김도혁은 가운데로 쇄도하던 이명주에게 패스를 넣어줬다.
이명주는 페널티 아크에서 공을 한 번 컨트롤 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시즌 2호골, 3호 도움을 완성한 이명주와 김도혁은 지체 없이 홈 팬을 향해 뛰어갔다. 선수들을 격하게 맞이한 팬들은 함께 어우러져 선제골의 기쁨을 나눴다.
기쁨도 잠시 갈 길 바쁜 제주가 반격했다.
제주는 후반 22분 아크 부근에서 서진수가 인천 수비수들을 제치고 김승섭에게 공을 찔러줬다. 수비 사이를 뚫고 골키퍼와 맞선 김승섭은 안정적으로 슈팅을 마무리했다.
후반 하프타임 때 신진호를 투입했던 인천은 동점골을 내준 후 제르소와 무고사를 잇따라 투입, 다시 골을 노렸다. 그러다 후반 추가시간 갑자기 앞이 보이질 않은 정도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인천팬 어느 누구도 비를 피하지 않았다. 응원은 더 뜨거워졌다.
에르난데스가 왼쪽 박스 모퉁이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인천 골문을 갈랐다. 이 골은 이날 쐐기골이자 결승골이 됐다. 공이 골망을 흔들자 인천 축구전용구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폭우 속에서 또다시 팬과 선수단이 하나가 돼 기뻐했다.
경기 후 오반석은 “비가 오는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팬분들에게 승리를 선물할 수 있어 기쁘다. 팬분들의 관심, 성적으로 보답해 드려야 한다”라고 팬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3승을 거둔 인천은 3위 광주 FC와의 격차를 2점 차로 좁혔다. 응원가 가사처럼 ‘파검(파랑과 검정)의 도원결의’ 인천 유나이티드의 팬과 선수단은 함께 위만 바라본다.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