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라고 부추기는데 아껴뒀다가 한국에 가서 잘해야죠."
이번 여름 프로농구 최대 이슈는 오세근의 FA 이적이었다. 오세근은 11년 동안 뛴 KGC(현 정관장)를 떠나 SK로 이적했다. 계약기간 3년, 보수 총액 7억5000만원 계약이었다.
SK 유니폼을 입은 오세근을 16일(한국시간) 미국 어바인 전지훈련에서 만났다.
오세근은 "훈련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다. 계속 재활을 하다가 미국 오기 1주 전부터 패턴 등을 보고 있다. 아직 5대5 훈련은 못하고 있다"면서 "공도 만지고, 코트에서 러닝도 하면서 코트 적응을 하고 있다. 빠르면 미국에서 연습 경기를 뛸까 했는데 아직 이른 것 같다. 팀 훈련을 많이 못했으니 돌아가서 연습 경기를 하면서 맞춰야 할 것 같다"고 현재 몸 상태를 설명했다.
전희철 감독은 컵대회 출전을 생각하고 있다. 오세근도 마찬가지다. 정관장에서 비시즌 몸을 만든 뒤 비슷한 시기에 코트로 돌아온 경험도 있다.
오세근은 "정관장에서도 그 정도에 맞춰 훈련을 했다.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면서 "적응을 하려면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 지금 같이 맞춰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즌 들어가면서부터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 밖에서 보면서 (SK 농구를) 익히고 있다. 패턴은 비슷한 것도 많고, 돌아가는 것을 보니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의 호텔 플로라 컵, 그리고 미국에서의 연습 경기. 오세근도 코트를 누비고 싶은 마음이지만, 정규리그를 바라보면서 참고 있다. 대신 야간 훈련까지 하면서 차근차근 몸을 만들고 있다.
오세근은 "일본에서부터 엄청 근질근질했다. 뛸 수 있는 몸이 아니라 참고 있다. (송)창용이, (허)일영이 형이 뛰라고 부추기는데 아껴뒀다가 한국에서 잘하겠다"면서 "하루도 빠짐 없이 야간 훈련을 하고 있다. 힘들더라고 꾸준히 하려고 한다. 전지훈련에 와서는 최대한 몸에만 신경을 쓰면서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적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11년 동안 뛴 팀을 떠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다. 오세근의 이적 결정에는 이미 알려진대로 허일영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허일영 역시 오리온(현 소노)에서만 12년을 뛴 뒤 SK로 이적했다.
오세근은 "같은 케이스였다. 일영이 형도 프랜차이즈 선수였다. 그런 상황에서 팀을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주변에 많이 물어봤다. 특히 일영이 형이 가장 친해서 많이 물아봤다. SK가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해줘서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은 언제나 있었다. 팀을 옮겼기에 주위에서도 말이 많이 나올 것이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그런 부분도 즐기면서 해야 한다. 다급한 것은 없다. 워낙 감독님 등 스태프들이 잘해줘서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SK 이적과 함께 중앙대 52연승 전설을 함께했던 김선형과 재회하게 됐다. 12년 만의 재회. 12년 동안 둘은 나란히 MVP를 휩쓸며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오세근은 "뛰면 잘 뛴다. 그런데 선형이는 우리가 뒤에서 안 뛰더라도 혼자 해결할 것"이라면서 "별로 이야기할 것도 없다. 오랜 만에 만났으니 세세한 움직임만 이야기하면서 맞춰가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선형이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는 선수라 잘 맞춰주면 좋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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