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에 진짜 캡틴이 생겼어".
토트넘은 16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홈 경기를 치러 2-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토트넘은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렸다. 4승 1무.
경기 내내 토트넘이 주도권을 잡고 흔들었지만 셰필드가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28분 롱스로인 상황에서 바운드된 공을 뒤에 있던 하메르가 달려들어 슈팅, 공은 골대를 때린 뒤 토트넘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토트넘이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33분 손흥민 대신 브레넌 존슨이, 솔로몬 자리에 이반 페리시치, 사르 위치엔 히샬리송이 들어갔다. 셰필드도 하메르를 빼고 데이비스를 투입시켰다.
존슨이 셰필드의 골망을 갈랐다. 후반 41분 후방에서 길게 올라오는 공을 셰필드 박스 안에서 존슨이 낚아채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패배의 기운이 짙던 토트넘이 후반 추가시간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추가 시간 8분 히샬리송이 코너킥에서 동점골을 작렬했다. 2분 뒤엔 데얀 클루셉스키가 히샬리송의 도움을 받아 천금 같은 역전골을 뽑아냈다.
셰필드는 설상가상 맥버니를 경고 누적 퇴장으로 잃었다. 경기는 토트넘의 드라마 같은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손흥민은 다시 한 번 주장으로 멋진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이 주장이 된 이후 토트넘 선수단은 항상 경기가 끝나고 팬들에게 찾아가서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역전승의 주역인 히샬리송을 끌고 대열의 제일 앞으로 밀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팬들에게 히샬리송을 가르치면서 환호를 유도하기도 했다. 히샬리송은 최근 개인사와 성적 부진으로 인해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히샬리송은 지난 브라질 국가 대표팀에 소집되고 나서 무득점으로 교체되자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계속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히샬리송이기에 역전승을 이끌고도 쉽사리 토트넘 선수단의 세리머니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본 캡틴 손흥민이 히샬리송에게 다가가서 그를 앞으로 밀며 팬들의 환호를 받아낸 것이다. 더욱 의미가 컸던 것은 손흥민은 후반 35분 히샬리송과 교체돼서 경기장을 떠난 상황이었다. 자신을 대신해 들어간 선수가 활약했기에 선수 입장만 본다면 속이 쓰릴 수도 있는 상황.
그래도 손흥민은 자신보다는 팀을 우선시하는 진짜 주장이었다. 손흥민이 주장으로 보여준 모습을 본 토트넘 팬들은 팀에 '진짜 리더십'이 생겼다라고 극찬을 보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레딧'에서 해당 영상을 본 팬들은 "이 시대의 진짜 전설이다"라거나 "다음 번에 손흥민의 주장 완장과 7번을 물려 받을 사람이 불쌍하다"고 극찬을 보냈다.
팀을 떠난 사람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과거 자신의 득점이라면서 자식을 걸기도 했던 해리 케인을 비꼬기 위해 한 팬은 "만약 걔였으면 사실 내가 터치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여러모로 빠르게 토트넘의 진짜 레전드가 되어가고 있는 손흥민. 과연 그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