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7)와 다요 우파메카노(25)가 바이에른 뮌헨의 새로운 센터백 조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뮌헨은 16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바이에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분데스리가 4라운드 홈 경기에서 레버쿠젠과 2-2로 비겼다.
이로써 양 팀은 나란히 개막 3연승 후 무승부를 거두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승점도 10점으로 똑같다. 다만 레버쿠젠이 골득실에서 +8로 뮌헨(+7)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해리 케인, 세르주 그나브리-토마스 뮐러-리로이 자네, 레온 고레츠카-요주아 키미히,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콘라트 라이머, 스벤 울라이히가 선발 출격했다.
4경기째 같은 중앙 수비 조합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올 시즌 예상과 달리 마티아스 더 리흐트 대신 우파메카노를 중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더 리흐트가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서라는 분석도 있지만, 어느덧 개막한 지 한 달이 지난 만큼 이젠 우파메카노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듀오는 이날도 단단한 수비를 펼쳤다. 2실점을 하긴 했지만, 둘의 책임이라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한 골은 환상적인 직접 프리킥으로, 한 골은 데이비스가 내준 페널티킥으로 허용했다. 두 골 모두 커버할 구석이 없는 세트 플레이에서 나온 실점이었다. 올 시즌 뮌헨은 두 선수가 함께 뛸 때 필드골을 단 한 번도 내준 적이 없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민재는 빌드업 시 최후방을 지켰고, 우파메카노는 높이 올라가 적극적으로 빌드업에 참여하곤 했다. 때로 김민재가 순간적으로 전진하면 우파메카노가 남아 공간을 메웠다.
수비 라인도 잘 맞췄다. 둘은 흐트러지지 않고 서로를 신경 쓰며 오프사이드 라인을 정확히 형성했다. 그 결과 분데스리가 최다 득점팀(13골) 레버쿠젠도 뮌헨의 뒷공간을 쉽게 뚫어내지 못했다. 전반 32분 빅터 보니페이스가 수비 뒤로 빠져나가 골망을 흔들긴 했지만, 이 역시 오프사이드였다.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뜨거운 공격수 보니페이스도 김민재-우파메카노 앞에선 크게 힘쓰지 못했다. 그는 191cm가 넘는 거구로 올 시즌 레버쿠젠에 합류하자마자 리그 4골을 터트리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앞선 3경기에서 4골 2도움을 올리며 분데스리가 8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보니페이스는 이날도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워 뮌헨 수비를 괴롭혔다. 그는 저돌적인 돌파로 우파메카노를 벗겨내기도 했지만, 김민재까지 넘을 순 없었다. 우파메카노가 놓칠 때마다 김민재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냈다.
결국 보니페이스는 레버쿠젠 합류 이후 처음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데 실패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그는 90분 동안 슈팅을 4번 시도해 2번 빗나갔고, 2번은 김민재에게 블록당했다. 평점도 6.8점으로 팀 내 하위권이었다.
개막 전 많은 현지 매체는 김민재와 더 리흐트를 뮌헨 수비의 '두 기둥'으로 뽑았다. 지난 시즌 더 리흐트는 좋은 활약을 펼쳤고, 우파메카노는 후반기로 갈수록 치명적인 실수가 잦았기 때문.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더 리흐트는 교체 출전으로 4경기에서 38분을 소화하는 데 그치고 있고, 우파메카노가 큰 신뢰를 받고 있다. 이날도 더 리흐트는 후반 막판 투입돼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한동안 김민재-우파메카노 듀오의 호흡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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