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과연 프로축구 K리그 경기장에서 팬들로부터 환영 인사를 받을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는 15일 클린스만 감독이 내일(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전북 현대와 강원FC 경기를 지켜본 뒤 17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말에는 K리그1 30라운드 6경기가 펼쳐진다. 그 중 클린스만 감독은 전북과 강원, 서울과 광주 경기를 찾는다. 두 경기 모두 오후 2시 킥오프가 예정돼 있다.
대표팀을 이끌고 지난 8일 영국에서 웨일스전, 13일 사우디 아라비아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 클린스만 감독은 당초 유럽에 계속 머물 예정이었다. 영국에서 곧장 독일로 이동해 김민재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의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갑작스럽게 일정을 변경, 15일 대표팀과 함께 귀국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정을 갑자기 바꾼 이유에 대해 "여러분들이 들어오라고 했지 않냐"며 먼저 농담을 했다.
이는 자신으로 말과 행동으로 인해 악화된 국내 여론을 전혀 모르거나 모르는 척 하는 답변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말한 국내 상주 약속을 어긴 것은 물론 K리그까지 등한시하면서 대표팀 감독답지 않은 행보로 팬들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그건 아니고 대한축구협회에서 한국에서는 대표팀이 원정을 갔다가 귀국하면 많은 기자들이 기다린다고 했다. 그래서 들어와 앞으로 계획을 말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협회의 부름이 있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오히려 클린스만 감독은 "내가 독일이나 미국에서 일할 때는 이렇게 해외에 갔다 왔다고 많은 분들이 환영해 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면서 "특히 이런 친선전 후 이렇게 많은 분들이 환영해준 것은 새로운 경험"이라고 활짝 웃는 얼굴을 보여줬다.
더구나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출국 일정을 묻는 질문에도 "여기서 몇 경기 볼 예정이고 유럽으로 돌아가 여러 경기를 볼 것"이라면서 "10월 A매치 준비 계획은 이미 분명하게 세워뒀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시안컵 결과에 거취가 달려 있다고 봐도 되나'라는 질문에 그는 "큰 대회를 준비할 때는 모두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팬과 미디어, 선수단 모두가 그렇다. 그렇지 않다면 비난만 넘쳐 난다. 감독을 자르거나 아무나 원하는대로 행동하게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어 "대표팀은 큰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위해 팬들과 미디어 도움이 절실하다. 그것이 제대로 안되면 지난 월드컵 때 독일처럼 되는 것"이라며 "월드컵 준비하는 동안 부정적인 이야기로 넘쳤고 결국 망했다. 기본적으로 모두 한마음이 돼야 한다. 실패하면 그 때 감독을 자르든 말든 비난하라"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공항 인터뷰는 팬들이 듣기에 따라 상당히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팬들 사이에 계속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 결국 아시안컵에 나설 대표팀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감독 자신의 행동은 쏙 빠진 채였다.
이는 웨일스전에서 자신의 아들을 위해 받은 상대 아론 램지 유니폼 관련 내용에도 알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솔직히 말해 이해가 안된다. 그게 왜 비난받을 행동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본연의 임무를 등한시한 것처럼 보이는 상태에서 1.5군으로 나선 웨일스와 0-0으로 비겼다. 5경기(3무 2패)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첫 승이 가장 늦어진 역대 최악의 감독이 된 클린스만 감독 자신이 더욱 큰 비판 여론 대상이 됐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번 인터뷰가 팬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얼마나 돌려 놓았는지는 이제 K리그 경기자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과연 K리그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말과 행동에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부임 초반 K리그1 뿐 아니라 K리그2 경기장까지 찾았다. 한국 문화와 K리그를 보고 배우겠다는 자신의 말을 실행하는 듯 했다.
이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은 팬들로부터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낸 만큼 감독으로서 대표팀을 잘 이끌어달라는 의미였다. 과연 이번 주말 거의 석 달 만에 주말 클린스만 감독을 직접 보게 될 팬심은 어떻게 드러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