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당구의 새 역사가 장식됐다.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사상 첫 우승을 일궈내며 한국 당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신영(충남당구연맹)이다.
14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제11회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이신영은 세계랭킹 5위의 니시모토 유코를 26이닝 30-18로 물리치고 대망의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대회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한 이후 무려 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신영은 이미 8강에서 대어를 꺾고 우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8강에서 이신영이 만난 상대는 세계랭킹 1위의 테레사 클롬펜하우어였다. 이신영은 클롬펜하우어를 상대로 23이닝 30-14로 제압하며 4강전으로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이신영은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 6이닝 째에 하이런 6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11-3까지 점수 차이를 벌렸다. 이어 9이닝까지 5점을 더 보태며 16-4로 점수 차이를 더 벌리며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전반전 종료 이후에 후반전에도 공격 템포를 늦추지 않고 연속해서 공격을 퍼부어 21-5까지 점수 차이를 만들었다.
니시모토 유코도 추격을 시작하였다. 14이닝부터 16이닝까지 무려 8점을 몰아치며 점수 차이를 8점차까지 좁혔다. (21-13) 이 때 이신영은 다시 하이런 5점을 기록,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6-13) 25이닝 째에 28-18로 2점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1점씩 공격에 성공하며 26이닝, 30-18, 새로운 세계챔피언의 등장을 알렸다.
시상대에 선 이신영은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신영은 대한당구연맹을 통해 "우승의 기쁨에 애국가까지 흘러나오니 뭉클한 기분이 들어 눈물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함께 출전한 김하은(충북당구연맹)도 공동 3위에 오르며 세계선수권 첫 출전에 시상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하은은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클롬펜하우어를 꺾으며 상승세의 기세를 탔지만 4강전에서 니시모토 유코에게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공동 3위에 머물렀다. 한국 선수 2명 모두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 시상대에 오른 것 또한 이번이 최초다.
김하은도 대한당구연맹을 통해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대회였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될 줄 몰랐다. 앞으로 더 많이 연습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신영과 김하은은 이번 대회 결과가 반영되어 각각 세계랭킹 2위, 6위에 오르게 됐다. 이들은 오는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15일부터는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정예성(서울당구연맹), 오명규(강원당구연맹)가 출전할 예정이다. /reccos23@osen.co.kr
[사진] 대한당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