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45일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대표팀 국내파 선수들과 함께 귀국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고 첫 승을 따낸 그는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섰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 아니었다. 그는 사우디전이 끝난 뒤 곧장 독일로 이동해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유럽 구단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려 했다. 10월 A매치를 앞두고 유럽에 머물고 있는 코칭스태프와 현지에서 만나 분석하고 귀국할 심산이었다.
갑자기 일정이 바뀌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13일 코칭스태프와 회의한 끝에 10월 A매치 명단 발표전에 K리그 선수를 먼저 확인하는 업무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오랜만에 복귀한 클린스만 감독의 얼굴은 환했다. 그는 사우디전 승리로 부담을 떨쳐냈는지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고, 미소 가득한 얼굴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팬들과 소통도 꺼리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약 20여분간 이어진 인터뷰를 마친 뒤 몇몇 팬들과 사진을 찍으며 팬서비스에 열중했다. 최근 정식 코치로 부임한 차두리 코치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45일 만의 한국 복귀다. 클린스만 감독은 8월 1일 자신의 생일(7월 30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9월 A매치 2연전까지 모두 마무리한 뒤 9월 14일에야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휴가는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동안 미국에서 원격으로 대표팀 업무를 보다가 손흥민 등 유럽파 점검에 나섰다. 그는 이외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자문위원으로서 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유로파리그 조 추첨식에 참석하고 여러 해외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자연스레 '외유 논란'이 불거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부임했을 때부터 한국에 상주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해외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많았다. 그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반년이나 됐으나 한국에 체류한 기간은 67일에 불과했다. '노마드 감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취재진과 만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와서 기쁘다. 여러분을 영국에서 봤다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도 한다. 일단 매번 소집할 때마다 기분이 좋고, 긍정적 요소를 많이 찾을 수 있다"라며 "우리가 내부적으로 얼마나 발전하고, 아시안컵을 향해 이런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부분을 많이 느꼈다. 카디프와 뉴캐슬에서 경기를 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 또 스태프들과 함께 다음 소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논의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갑작스레 귀국을 결정한 이유도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러분이 요청해서 왔다. 많은 분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게 됐다. 그걸 떠나서 협회에서도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보통은 해외 원정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할 때 감독도 함께 귀국한다고 들었다. 그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많은 분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게 됐다. 그걸 떠나서 협회에서도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보통은 해외 원정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할 때 감독도 함께 귀국한다고 들었다. 그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클린스만 감독은 유럽파 체크 대신 오는 주말 K리그 현장을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 그는 "사실 이번 주에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었다. 그 일정을 바꾼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서 일단 팀과 함께 이동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들어왔다. 이번 주말에도 K리그 현장에서 만나게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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