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마포구 레이어 11에서 열린 ‘아이오닉 5 N 테크 데이(IONIQ 5 N Tech Day)’ 현장. 발표자로 나선 이들의 분위기는 놀랍도록 젊고 열정이 넘쳤다. 보통의 자동차 행사장은 근엄하고 점잖다. 이 곳은 달랐다. 흡사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글로벌 IT 공룡들이 펼치는 행사장 분위기 같다. 작은 실수가 나와도 쿨하게 분위기를 전환할 줄 알았고, 그런 모습을 보고 동료들은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과연 "세계 최고 수준의 전동화 기술"이 탄생할 수 있었던 귀한 산실이었다.
‘아이오닉 5 N 테크 데이’는 신차 아이오닉 5 N이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기술적 배경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자리다. 발표자로 나선 이들은 대부분 연구원들이다. 게다가 고성능 N 브랜드도 공식 출범(2015년)한 지 10년이 안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일군 성과는 실로 대단하다.
14일의 행사가 많은 것을 말해주었다. N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에 적용된 전동화 기술만 해도 '세계 최고'를 주창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아이오닉 5 N은 고성능 전기차다. N 브랜드는 이미 여러 차종의 고성능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기차는 처음이다.
고성능 전기차는 순간적인 가속 성능은 물론, 서킷 주행이 가능한 내구 성능도 갖춰야 한다. 전기차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 강력한 회생제동 기반의 안정적인 제동 시스템, 그리고 내연기관에서만 누릴 수 있는 운전의 재미도 갖춰야 한다. 그 까다로운 조건을 아이오닉 5 N이 해냈기 때문에 젊은 그들의 가슴은 자부심이 차오르고 있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에 전∙후륜 합산 478kW(650마력, N 그린 부스트 사용 시)의 최고 출력과 770Nm(78.5kgf·m, N 그린 부스트 사용 시)의 최대 토크를 내뿜는 고성능 모터 시스템 및 84.0kWh의 고출력 배터리를 탑재하고 고성능 전기차 N 전용 특화 사양을 대거 적용해 주행 성능과 감성을 한층 강화했다.
아이오닉 5 N도 N 브랜드가 추구하는 3대 핵심 요소를 그대로 따랐다.
고성능의 기본 요건인 레이스 트랙 주행능력(Racetrack Capability), '코너링 악동'으로 표현되는 곡선로 주행능력(Corner Rascal), 그리고 공도에서도 즐길 수 있는 일상의 스포츠카(Everyday Sportscar)를 실현 덕목으로 내세웠다.
전기차를 트랙에 올리기 위해서는 내연기관과는 차원이 다른 숙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배터리의 무게와 발열이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 연구원들은 4세대 고전압 배터리 셀 및 시스템,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N Battery Preconditioning, NBP), N 레이스(N Race), N 브레이크 리젠(N Brake Regen)을 개발해 신차에 접목시켰다.
또한 날카로운 코너링을 위해서는 N 특화 차체∙섀시, N 페달(N Pedal) 같은 독보적인 기술을 개발해 차에 넣었다.
또한 일상의 스포츠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N e-시프트(N e-Shift)와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N Active Sound +, NAS+) 같은 특화 개념을 개발해야 했다. 원래 전기차에는 없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내연기관에서만 구현될 수 있는 '펀 드라이빙' 덕목이지만 연구원들은 전기차에서도 내연기관의 그것과 유사하게 구현되도록 했다.
현대차는 이날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주행 테스트 영상을 공개하며 아이오닉 5 N의 뛰어난 주행 성능을 완성하기 위한 혹독한 시험 과정을 설명했다.
현대차 N브랜드매니지먼트실장 박준우 상무는 “N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 5 N의 개발 과정은 N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을 정의하는 대담한 도전이자 새로운 기준의 발견이었다”며 “현대차가 보유한 첨단 기술과 모터스포츠 경험을 바탕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운전을 사랑하는 고객에게 가장 감성적인 고성능 운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2년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도전 의사를 밝힌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모터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며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고성능 차량용 서스펜션, 브레이킹 시스템 등 우수한 기술들을 개발했다.
또한 2015년 고성능 브랜드 N을 출범시키며 모터스포츠 기반 기술들을 탑재한 고성능 차량을 출시해 고객에게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일반 차량에도 고성능 차량용 기술을 확대 적용해 현대차 전체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려 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을 시작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변치 않는 운전의 즐거움과 주행 감성을 고객에게 계속 제공하고, 끊임없는 전동화 기술 개발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 포지션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4세대 고전압 배터리와 다양한 특화 사양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의 트랙 주행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 개발된 4세대 고전압 배터리 셀 및 시스템을 비롯해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N 레이스, N 브레이크 리젠 등 다양한 특화 사양을 투입했다. 배터리 설계 역량을 높이고 냉각 및 제어 기술력을 집약해 새로운 4세대 고전압 배터리 셀과 시스템을 개발했다.
아이오닉 5 N에 최초로 탑재된 4세대 고전압 배터리 셀은 고용량 신규 소재 적용과 배터리 셀 설계 및 공정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밀도가 8.4% 향상됐으며 우수한 급속 충전 성능과 높은 내구성을 갖췄다.
새로 개발된 4세대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은 OTA(Over-the-Air) 업데이트, 실시간 사전 안전 진단, 고성능 특화 주행∙충전 제어 등이 가능한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를 탑재하고 열폭주 지연 강화 설계를 적용해 배터리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배터리 시스템 구조 단순화 및 배터리 케이스와 냉각 채널 일체화를 통해 배터리 셀과 냉각 채널 간의 열 전달 경로를 줄여 냉각 성능을 강화하고, 배터리 셀과 냉각 채널 사이에 적용된 방열 소재의 열전도도를 높여 방열 성능을 향상시켰다.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은 주행 시작 전에 적합한 온도로 배터리를 냉각하거나 예열해 최적의 주행 조건을 제공하는 기능으로 단시간에 최대 출력을 내기 위한 ‘드래그 모드’와 장시간 고부하 주행을 위한 ‘트랙 모드’ 등 두 가지의 모드가 있다.
드래그 모드 선택 시 배터리 온도를 최대 가속을 위한 적정 온도인 30~40도 사이로 조절하며 트랙 모드 선택 시 오랜 주행에도 배터리 온도가 크게 오르지 않도록 20~30도 사이로 온도를 조절한다. 트랙 모드는 충전과 트랙 주행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충전 속도를 조절해 배터리 온도 상승을 최소화함으로써 빠른 시간 내에 주행을 다시 이어갈 수 있다.
N 레이스는 주행 목적에 맞는 최적의 성능을 제공하는 기능으로 스프린트(Sprint) 모드와 엔듀런스(Endurance) 모드로 구성되며 모터 및 배터리의 냉각을 강화하고 배터리 최대 출력 범위를 확장해 트랙 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출력 제한을 최소화한다.
스프린트 모드 선택 시 출력 제한 없이 N 그린 부스트 사용이 가능해 최대 성능으로 트랙을 주파할 수 있고, 엔듀런스 모드 선택 시 배터리 온도가 과하게 오르지 않도록 제어해 과도한 출력 저하 없이 보다 긴 시간동안 최적의 출력으로 트랙 주행을 즐길 수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에 회생제동을 극대화하는 N 브레이크 리젠을 탑재해 기계식 브레이크의 사용 빈도를 줄이면서도 전반적인 제동 성능을 강화했다. N 브레이크 리젠은 세계 최초로 최대 0.6G의 고감속 영역까지 에너지 회수가 가능한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전∙후륜 모터 동시 제어가 가능하며 주행 환경에 따라 회생제동 비율을 가변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특히 ABS 제어 시에도 최대 0.2G까지 회생제동이 작동해 급격한 감속이 자주 발생하는 트랙 주행 상황에서 회생제동 작동 비율과 에너지 회수율을 높여 제동 부하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회수를 최대화해 오랜 시간 제동 성능 저하 없이 트랙을 달릴 수 있다. N 브레이크 리젠은 주행 상황별로 특화된 회생제동 모드를 적용해 트랙 주행 시에는 회생제동을 최대화해 제동 성능을 높이고 일상 주행 시에는 전비를 최우선으로 편안한 제동감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아이오닉 5 N은 다가오는 상황을 미리 예측해 특정 휠의 구동력을 보다 빠르게 제어하는 ‘토크 벡터링 2세대 플러스(TVC Gen2 Plus)’를 탑재해 더욱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날카로운 코너링을 가능하게 하는 N 특화 차체∙섀시와 N 페달
아이오닉 5 N은 강성을 높인 N 특화 차체 및 샤시를 적용하고 전기차의 특성을 활용해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한 N 페달 기능을 탑재해 짜릿한 코너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의 중량 증가를 최소화하면서 차체와 섀시를 효율적으로 보강해 더욱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전륜에는 서브프레임 횡 방향 보강 및 스테이 추가로 코너링 시 하중을 받는 부위를 보강해 전륜 횡 강성을 15% 높여 차량의 선회 반응성과 한계 성능을 향상시켰으며, 스트럿 링을 적용하고 카울 크로스바에 마운트를 추가해 전반적인 핸들링 성능을 높였다. 또한 후륜의 크로스 멤버 및 서스펜션 암 보강 등을 통해 후륜 횡 강성을 16% 향상시키고 대폭 높아진 후륜 출력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게 했으며 내구 성능 및 NVH 성능도 더욱 강화했다.
아울러 후륜 휠하우스 안쪽의 차체를 보강해 기존 아이오닉 5 대비 비틀림 강성을 11% 증대시켰으며 차체의 주요 개구부에 용접점을 늘리고 접착제를 추가해 보다 단단한 차체를 완성했다.
아이오닉 5 N에는 회생제동 시스템과 높은 자유도의 모터 토크 제어 등 전기차만의 특성을 활용해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하는 N 페달 기능이 탑재됐다. N 페달 사용 시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빠르게 감속하면서 신속한 하중 이동과 민첩한 선회 거동으로 날카로운 코너링을 경험할 수 있다.
1단계에서 3단계까지 선택할 수 있는 N 페달은 단계에 따라 더욱 빠르고 민첩한 코너 주행이 가능하며 기존의 i-페달(i-Pedal)에 비해 한층 강력한 회생제동과 빠른 모터 응답성을 제공한다.
일상 속에서 스포츠카의 감성
아이오닉 5 N에는 주행 감성을 강화하는 고성능 전기차 N 전용 특화 사양이 적용돼 운전의 재미를 한층 높였다.
N e-시프트는 모터 제어를 통해 변속기가 탑재된 고성능 내연기관 차량 특유의 변속감과 주행 감성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N e-시프트는 운전자에게 변속감은 물론 기어단에 따라 달라지는 엔진 브레이크 느낌과 공회전 시의 엔진 거동도 구현하며, 엔진 RPM과 기어단을 클러스터에 표시하고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와 연동된 실감나는 엔진 사운드를 함께 제공해 보다 직관적인 주행감각을 선사한다.
또한 N e-시프트는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변속감과 변속 패턴이 달라진다. 노말 모드에서는 일상 속 편안한 주행에 적합한 변속감을 제공하며 스포츠 모드에서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된 스포츠카의 변속감을, N 모드에서는 시퀀셜 변속기가 탑재된 레이스카와 같은 역동적인 변속감을 제공한다.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RPM, 속도, 토크 등의 주행정보를 바탕으로 고성능 전기차에 최적화된 가상 사운드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현대차 최초로 프렁크 스피커와 후방 스피커를 탑재하고, 실내에 8개의 스피커를 적용해 차량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가상 사운드를 들을 수 있게 했다.
또한 다양한 음색의 고성능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엔진 사운드 전용 로직을 신규 개발하는 등 주행 사운드 디자인 레이어를 기존 2개에서 7개로 증대시켰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연기관 엔진 사운드를 계승한 이그니션 모드, RN22e와 N 2025 그란투리스모의 사운드를 계승한 에볼루션 모드, 제트기 소리에서 영감을 얻은 슈퍼소닉 모드 등 3개의 전용 사운드 모드를 제공한다.
특히 현대차는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에 세계 최초로 고성능 효과음 기능을 적용해 운전의 재미를 더욱 강화했다. 고성능 내연기관 차량의 배기음, 음속을 통과할 때 나는 소닉 붐 사운드 등 가속 페달을 밟는 정도와 속도, 변속 시점 등 차량의 주행 상황에 맞춰 각각의 사운드 모드에 적합한 효과음을 발생시킨다.
현대차 틸 바텐베르크(Till Wartenberg) N브랜드 & 모터스포츠 사업부장은 “아이오닉 5 N에 적용된 첨단 전동화 기술은 고객에게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현대차 연구원들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며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을 시작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고객에게 운전의 즐거움과 주행 감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