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해야 한다. 그 이후엔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최고로 올라가는 게 목표."
'원주 DB 신입생' 디드릭 로슨(26)이 2023-2024시즌을 앞두고 각오를 밝혔다.
로슨은 PO 청부사나 다름없다. 그는 2020-2021시즌 고양 오리온 유니폼을 입고 KBL 무대에 처음 입성했을 때 2옵션 외국인 선수였으나 1옵션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치며 팀을 정규 4위로 이끌었다. 그럼에도 재계약이 불발됐지만, 고양 캐롯(데이원)의 러브콜을 받고 1시즌 만에 복귀해 팀을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구단 재정 문제로 월급이 밀린 상황에 일궜던 성적이라 그 의미가 남달랐다. 로슨은 PO까지 최선을 다해 충실히 뛰었다.
로슨은 캐롯이 제명되며 시장에 나왔고, 여러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DB를 택했다. 일본에서 전지 훈련 중인 로슨은 "새 팀에 빅맨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했다. 빅맨이 있는 팀에 들어가면 내가 펼칠 수 있는 옵션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B는 두경민과 김종규가 각각 부상 재활,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때문에 이번 일본 전훈에 함께하지 못했다. 로슨은 일단 새 주장 강상재, 이선 알바노 등과 호흡을 가다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로슨은 "지금 강상재라는 훌륭한 선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 김종규도 오고, 두경민도 합류한다면 공격적인 루트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정말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로슨은 지난 7일 팀에 합류하자마자 곧장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첫 경기부터 3점슛 6개를 포함해 28점 8리바운드를 몰아쳤다. 두 번째, 세 번째 경기에선 각각 12점 6리바운드, 18점 6리바운드로 조금 숨을 고르더니 마지막 경기에서는 26점 6리바운드를 터트렸다.
새 동료들과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도 부족했고, 일본 팀들은 외국인 선수 기본 3명에, 귀화 및 혼혈 선수를 합쳐 용병급 선수 5명을 최대 3명까지 동시에 투입했다. 로슨의 성적은 그와중에 작성한 기록이라 더욱 돋보인다.
로슨은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훈련 한 번 한 것을 빼면 경기에 바로 투입되는 등 손발을 맞춰가는 과정이었다. 그런 경기치고는 나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너무 좋은 시즌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DB는 2023-2024시즌 첫 경기를 고양 원정으로 치른다. 전 고양 캐롯 선수들을 품어 새롭게 창단한 고양 소노와 1라운드에서 격돌하는 것.
로슨으로서는 지난 시즌 어려운 상황 속에서 동고동락했던 친정과 적으로 만나는 셈이다. 그는 "금전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고양 동료들을 너무 존경하고 (김승기) 감독님 또한 너무 좋아한다"라며 "고양에 가서 경기를 치르는 게 너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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