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29)와 위고 요리스(37)가 결국 토트넘 홋스퍼에 남는다.
토트넘은 13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2023-2024시즌 함께할 선수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토트넘은 "선수단 명단은 최대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8명은 홈그로운 선수여야 하며 21세 이하(U-21) 선수는 무제한으로 포함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25인 명단을 꽉꽉 채워 제출했다. 먼저 홈그로운이 아닌 선수로는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로드리고 벤탄쿠르, 이브 비수마, 에릭 다이어, 에메르송 로얄, 브라이언 힐,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데얀 클루셉스키, 위고 요리스, 조바니 로 셀소, 이반 페리시치, 페드로 포로, 히샬리송, 크리스티안 로메로, 마노르 솔로몬, 미키 반 더 벤, 굴리엘모 비카리오 17명이 이름을 올렸다.
홈그로운 선수는 8명이다. 브랜든 오스틴과 벤 데이비스, 프레이저 포스터, 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 라이언 세세뇽, 올리버 스킵, 알피 화이트먼이 최소 인원을 채웠다. 홈그로운 자격은 21살이 되기 전에 잉글랜드 축구협회(FA) 또는 웨일스 축구협회 소속 구단에 36개월 이상 등록되면 얻을 수 있다.
21세 이하 명단에서도 익숙한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 바로 주전 레프트백으로 뛰고 있는 데스티니 우도지와 '리틀 쏘니' 파페 사르를 비롯해 팀에 올여름 새로 합류한 애슐리 필립스와 알레호 벨리즈다. 이들은 25인 명단 슬롯을 차지하지 않으며 토트넘의 선수단 운영에 큰 힘을 보탰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다이어와 요리스의 이름이다. 두 선수 모두 토트넘과 작별이 유력해 보였지만, 논홈그로운 명단에 포함되며 2023-2024시즌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다이어는 잉글랜드 국적이지만, 어릴 적 포르투갈 스포르팅 CP에서 성장해 홈그로운 자격이 없다.
이로써 토트넘은 최소한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까지는 다이어, 요리스를 내보낼 수 없게 됐다. 다이어는 필립스와 함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반 더 벤의 백업 수비수 역할을, 요리스는 굴리엘모 비카리오와 프레이저 포스터에 이은 3번째 골키퍼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요리스는 토트넘과 작별이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데다가 팀에서 주전 자리를 잃었기 때문. 그는 "한 시대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난 다른 것에 대한 열망도 있다"라며 이적을 암시했다. 토트넘 역시 10년 넘게 팀에 헌신해 온 그를 자유 계약(FA) 신분으로 풀어줄 계획으로 알려졌다.
요리스는 친정팀 OGC 니스와 올랭피크 리옹, 라치오, 심지어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와도 연결됐다. 하지만 그는 이적시장 마지막 날 니스의 제안을 거절했고, 라치오 역시 주전 골키퍼로 뛰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토트넘은 요리스가 이적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프리시즌 투어 불참도 허가하고, 주장 완장도 손흥민에게 새로 맡겼으나 어색한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다이어도 마찬가지다. 그는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 밑에서 중용받으며 3년 재계약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 막판부터 심각한 부진을 거듭하면서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후에는 완전히 눈 밖에 났다.
다이어는 느린 발과 잦은 실수, 부족한 판단력, 불안한 빌드업 등으로 방출 명단에 올랐다. 그는 올 시즌 다빈손 산체스에게까지 밀리며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심지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보다 새로 합류한 2005년생 센터백 애슐립 필립스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다이어는 토트넘 잔류를 외쳤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그는 "토트넘에 있을 것이다. 난 29살이다. 앞으로 최고의 시절이 올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믿는 수준이 아니라 알고 있다. 내 좋은 친구인 얀 베르통언과 무사 뎀벨레는 30대 초반에 전성기를 보냈다"라고 선언했다.
이적설도 여럿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번리와 풀럼, 바이에른 뮌헨 등이 다이어에게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번리는 1시즌 임대 제안이라 토트넘이 거절했고, 풀럼행은 다이어 본인이 거부했다. 뮌헨은 공식 제의 없이 단순한 관심 수준에서 그쳤다.
결국 다이어는 토트넘에 남았다. 그는 1년 뒤 FA로 해외 진출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이적시장 막판 다이어를 직접 불러 이적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를 판매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