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이 발굴한 ‘월드컵 스타’ 조규성(25, 미트윌란)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첫 승을 선사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개최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전반 32분 조규성의 결승골이 터져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3월 부임 후 첫 5경기서 3무2패로 승리가 없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6개월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재택근무 논란’으로 사우디전에서 패할 경우 경질론까지 나왔던 클린스만은 겨우 한숨을 돌렸다.
조규성이 믿음에 보답했다. 전반 32분 이재성의 패스가 박스 안쪽으로 연결됐다. 사우디 수비수가 어설프게 공중으로 걷어낸 공이 실수였다. 조규성이 그대로 머리로 슈팅해 선제골을 뽑았다.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머리로만 두 골을 뽑았던 조규성은 자신의 장기를 100% 살렸다.
클린스만 감독이 조규성에게 보여준 믿음이 결실을 맺었다. 조규성은 지난달 21일 브뢴비와 5라운드 경기서 허벅지를 다쳐 경기시작 후 20분 만에 교체됐다. 이후 조규성은 덴마크리그 경기서 계속 결장했다. 그럼에도 클린스만은 조규성을 A매치 명단에 포함시켰다. 오현규, 황희찬, 이강인 등 공격수들이 줄줄이 다쳐 우려를 자아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 등의 부상에도 불구 주민규 등 K리그 득점왕을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조규성은 4일 오르후스전에서 덴마크리그 첫 도움을 올렸다. 조규성은 유럽원정 A매치에서도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뛰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신임을 100% 받고 있다. 클린스만에게 첫 승을 선사한 사우디전 골로 조규성은 황태자 자리를 굳혔다.
공교롭게 조규성은 벤투 감독이 한국에 상주하며 K리그에서 발견한 보석이다. FC안양을 거쳐 전북현대와 김천상무에서 뛴 조규성은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돋보였다. 극적으로 카타르 월드컵에 승선한 조규성은 황의조의 부진을 틈타 가나전 멀티골을 폭발시켜 영웅이 됐다. 꾸준히 대표팀에서 기회를 준 벤투 감독이 아니었다면 묻힐 뻔했던 재능이다.
클린스만이 첫 승을 거둔 같은 날 벤투 감독은 UAE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대표팀 재계약이 불발된 벤투는 지난 7월 아랍에미리트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UAE를 지휘한다.
UAE대표팀은 13일 새벽(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슈타디온 막시미르에서 개최된 친선전에서 코스타리카를 4-1로 완파했다. 한국대표팀 최장기간 감독이었던 벤투 감독은 UAE 데뷔전부터 대승으로 좋은 인상을 심었다.
최근 클린스만 한국대표팀 감독이 각종 외유와 무승 논란으로 집중 질타를 맞고 있는 터라 전임자 벤투와 경기력과 행동이 비교되고 있다. FIFA랭킹 28위 한국은 54위 사우디에 1-0 신승을 거뒀다. 벤투가 이끈 FIFA랭킹 72위 UAE는 46위 코스타리카를 완파하며 대조를 이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