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을 달성했지만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이하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개최된 FIFA랭킹 54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전반 32분 조규성의 결승골이 터져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3월 부임 후 첫 5경기서 3무2패로 승리가 없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6개월 만에 간신히 첫 승을 신고했다. ‘재택근무 논란’으로 사우디전에서 패할 경우 경질론까지 나올 것으로 보였던 클린스만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첫 승을 올렸지만 클린스만에 대한 모든 논란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FIFA랭킹 54위 사우디를 이겼다고 좋아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전부터 수비가 자주 뚫리는 모습이 보였다. ‘철벽’ 김민재가 존재하지만 팀 수비에서 문제가 많았다. 전반 7분 한국이 첫 실점위기를 맞았다. 정승현이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골키퍼 김승규와 사인이 맞지 않았다. 김승규가 몸을 날려 가까스로 공을 아웃으로 처리했다. 다행히 한국은 코너킥을 내줬지만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한국이 또 실점위기를 겪었다. 전반 26분 사우디의 리턴패스에 한국수비 세 명이 와장창 뚫렸다. 살렘 알 도사리의 슈팅을 김승규가 가까스로 막았다. 실점이나 마찬가지인 장면이었다.
전반 32분 조규성이 상대 수비수 실책을 놓치지 않고 헤더로 결승골을 뽑았다. 이후 한국은 사우디를 밀어붙였지만 추가골을 내지 못하며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한국수비는 후반전도 불안했다. 알 도사리에게 계속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했다. 실점이나 마찬가지인 장면이 계속 나왔다.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내용면에서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클린스만의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계약당시 ‘한국상주’를 약속했지만 지난 6개월 간 한국에 머문 시간은 두 달 남짓이다. 그는 “대표팀 감독이 K리그를 모두 직접 볼 필요는 없다. 코치들이 돌아가며 체크를 하고 있다. 나는 워커홀릭이다.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다. 지금은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며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클린스만은 한국대표팀 업무를 최우선으로 두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대표팀 재임기간 중 유럽의 자선행사와 UEFA행사에 참여했다. 미국에서 ESPN 패널로 프리미어리그 관전평을 소개했다. 여기에 웨일스전 아들의 요청으로 아론 램지에게 유니폼을 요구하는 행동은 한국대표팀 감독으로서 보여선 안될 것들이었다.
클린스만의 진정성 없는 모습에 축구팬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한 수 아래 사우디전 첫 승으로 모든 논란이 덮어질 수 없다. 한국대표팀 감독이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이슈가 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그만큼 클린스만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무너졌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