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주장 손흥민(31, 토트넘)이 살렸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개최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전반 32분 조규성의 결승골이 터져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3월 부임한 클린스만은 첫 승을 신고하며 6경기서 1승3무2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유럽원정 2연전을 1승1무(웨일스전 0-0 무승부)로 마쳤다. ‘재택근무 논란’으로 사우디전에서 패할 경우 경질론까지 나왔던 클린스만은 겨우 한숨을 돌렸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떠먹여준 승리였다. 손흥민은 13일 본 경기를 앞두고 치른 최종훈련 도중 오른쪽 허벅지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져 우려를 자아냈다. 주장 손흥민은 정상적으로 출격하며 91분을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웨일스전과 마찬가지로 손흥민과 조규성이 4-4-2의 투톱으로 출전했다. 손흥민은 엄청난 활동량으로 좌우 측면을 휘저었고 동료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뿌렸다. 수비수가 손흥민에게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조규성이 쉬운 찬스를 많이 가졌다.
손흥민은 전반 12분 왼발슈팅으로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슈팅이 골키퍼에 안기며 득점은 불발됐다. 손흥민은 계속해서 사우디 진영을 휘저었다. 전반 23분 손흥민이 우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대 상단을 맞았다. 슛처럼 보이는 위력적인 크로스였다.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누린 조규성은 전반 32분 상대 수비수 실수를 놓치지 않고 헤더로 선제골을 뽑았다. 조규성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첫 승을 선사한 골로 믿음에 보답했다.
기세를 탄 한국은 전반 35분 손흥민이 박스 안쪽에서 태클을 받고 넘어졌다. 명백한 페널티킥이었지만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비디오판독이 없는 친선전이라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손흥민은 91분을 뛴 후 교체되면서 김승규에게 주장완장을 넘겼다. 부상으로 몸이 100%가 아닌 가운데 팀 승리를 위해 투혼을 발휘한 그다. 손흥민의 헌신이 있었기에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도 가능했다.
최근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논란으로 주장 손흥민이 온전히 결과에 대한 책임을 떠안았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오랫동안 몸 담은 사람으로서 팬들의 마음을 잘 안다. 감독님이 항상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팬들도 항상 옳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며 클린스만 감독을 감쌌다.
결국 손흥민의 활약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한차례 경질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된다. 유럽원정을 마친 클린스만이 과연 한국으로 돌아와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관건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재택근무에 대해 “축구협회와 이미 합의가 된 부분이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겠다는 대표팀의 경기력도 6개월째 발전이 없는 모습이다. 한수아래 사우디전 승리로 모든 것을 덮을 수 없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