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 6회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한국마사회는 이번 대회에 대해 높아진 상금으로 글로벌 경마 축제의 위상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한국은 홍콩과 일본을 대표해 출전한 쟁쟁한 경주마들과의 격전 속에서 코리아컵(IG3, 1800m) 3위, 코리아스프린트’(IG3, 1200m) 2위를 각각 차지하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 날 렛츠런파크 서울을 방문한 이용객들은 출전국들의 국기를 흔들며 응원전을 펼쳤다. 일본에서도 응원단 50여명이 방문해 열띤 응원을 펼치며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코리아스프린트(IG3, 서울 제7경주, 1200m, 혼OPEN, 3세 이상, 총 상금 14억 원)
‘짧은 거리를 전력질주하다’라는 뜻을 가진 ‘스프린트(Sprint)’. 경주거리가 짧은 만큼 단시간에 승부가 결정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주이다. 일타 조교사와 금수저 혈통마, 스타 기수로 무장한 일본과 초대 ‘코리아스프린트’ 우승 영광의 재현을 꿈꾸는 홍콩, 그리고 홈그라운드의 이점으로 2연패를 노리는 한국.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
뜨거운 응원의 열기 속에서 경기가 시작됐다. 시작부터 초반 주도권을 잡으려는 한국말들의 선공이 매서웠다. 경주로 외곽에서는 한국의 ‘라온탑맨’과 ‘벌마의스타’가, 안쪽에서는 일본의 ‘바스라트레온’이 삼각구도를 형성하며 선두를 다퉜다. ‘바스라트레온’이 계속해서 ‘벌마의스타’를 바짝 추격했으나, ‘벌마의스타’는 흔들림 없이 선두를 유지했다. 이렇게 한국이 작년에 이어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기대감으로 한국 팬들의 응원소리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일본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이번 경주 최고 인기마인 일본의 ‘리메이크’가 결승선을 고작 200m도 남기지 않은 지점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선두를 지키던 ‘벌마의스타’를 따라 잡았다. 그리고 결국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그 뒤를 ‘벌마의스타’와 ‘바스라트레온’이 따라가며 차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홍콩의 ‘듀크와이’는 4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리딩자키 카와다 유가 기수와 호흡을 맞춘 우승마 ‘리메이크’의 기록은 1분 10초 0으로 종전 렛츠런파크 서울 1200m 최고기록인 1분 10초 4를 갱신했다.
▲코리아컵(IG3, 서울 제8경주, 1800m, 혼OPEN, 3세 이상, 총 상금 16억 원)
직전 경주 ‘코리아스프린트’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이 날의 하이라이트 ‘코리아컵’을 앞두고 장내가 술렁였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세계적인 경주마 ‘크라운프라이드’와 이에 맞서는 전년도 챔피언이자 한국 대표마 ‘위너스맨’의 대결이 성사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14마리의 숨 막히는 대결이 시작되었고, 초반부터 선두권 싸움이 치열했다. 주로 바깥쪽에서 한국의 ‘투혼의반석’과 일본의 ‘크라운프라이드’가 빠른 출발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그 뒤를 코리안더비 우승마 ‘글로벌히트’가 쫓아갔다. 홍콩의 ‘아파치패스’도 3~4위 자리에서 바짝 추격했다. 경주 중반부터 ‘크라운프라이드’는 기다렸다는 듯이 ‘투혼의반석’을 제치고 거리차를 서서히 벌리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일본의 ‘글로리아먼디’까지 무서운 기세로 쫓아와 ‘투혼의반석’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직선주로부터는 사실상 ‘크라운프라이드’의 독무대였다. 이번 코리아컵의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것을 뽐내기라도 하듯 10마신(馬身 말의 코끝에서 엉덩이까지 길이로 1마신은 약 2.4m)이라는 엄청난 거리 차로 여유롭게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글로리아먼디’가 2위를, ‘위너스맨’은 3위를 차지하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경주 우승으로 일본의 카와다 유가 기수와 신타니 코이치 조교사는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를 동시에 석권하는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