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3쿠션의 간판 조명우(서울시청, 실크로드시앤티)가 세계 제패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조명우는 10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제75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베트남 신성 바오프엉빈에게 48-50(29이닝)으로 패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4강에 오른 조명우는 8강전에 이어 난조가 이어졌다. 큐 미스가 3번이나 발생했을 정도. 이는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됐고 10이닝까지 20-13으로 끌려갔다. 14이닝에는 32-16까지 끌려가며 점수 차이가 더욱 크게 났다.
조명우는 반격했다. 47-34까지 끌려가던 조명우는 27이닝에 하이런 10점을 기록해 47-44까지 단숨에 3점차까지 좁혔다. 28이닝에는 48-47까지 따라붙은 조명우는 29이닝에 48-48로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종단샷 공격이 실패로 돌아간 조명우에게 더 이상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바오프엉빈이 나머지 2점을 차례로 성공시켰고 조명우는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지만 조명우는 자신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을 새롭게 했다. 종전 조명우의 최고 성적은 지난해 동해에서 열렸던 제74회 대회 16강이었다.
조명우는 이번 대회 16강에서 롤란드 포톰(벨기에)을 50-25(22이닝)로 제압했고, 8강에서는 휴고 파티노(미국)를 50-29(41이닝)로 물리쳤다. 하지만 공타가 무려 19개 이닝에 달할 정도로 난조를 겪었다.
조명우는 경기 후 대한당구연맹을 통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라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연습까지 통틀어 큐미스가 7번이나 났던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조명우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연습에 더욱 매진하여 성장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조명우는 이번 대회 3위에도 불구, 세계랭킹을 6위에서 2위까지 끌어올렷다. 1위는 자네티가 차지했고 종전 1위였던 야스퍼스는 4년 9개월 만에 4위까지 내려섰다.
김정규 감독(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이 동행한 대한민국은 가장 많은 7명이 출전했다. 조명우를 비롯해 김행직(전남), 허정한(경남), 김준태(경북체육회), 차명종(인천시체육회), 김형곤(서울), 안지훈(대전)이 출사표를 던졌다.
2014년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9년 만에 우승을 노린 대한민국 선수들은 조별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순항했다. 김형곤을 제외한 6명의 선수가 모두 32강 본선에 진출하며 우승 청신호를 켰다.
이후 조명우, 김행직, 차명종이 16강에 진출했다. 김행직은 32강전에서 허정한과 만나 접전 끝에 22이닝 50-46으로 이겼다. 하지만 김행직과 차명종은 각각 피에드라부에나(미국)와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에게 패해 탈락했다.
바오프엉빈은 호주 유학파 경제학석사 출신이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2월 열린 라스베이거스 3쿠션 월드컵 때도 세계랭킹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꺾고 16강에 진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올해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제11회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에서 공동 3위에 오른 바오프엉빈은 지난해 서울3쿠션월드컵에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 타이푼 타스데미르(튀르키예) 등을 꺾으며 16강까지 오른 바 있다.
결국 바오프엉빈은 결승에서 타스데미르를 32이닝 만에 50-47로 꺾은 베트남의 간판 쩐뀌엣찌엔마저 눌러 우승을 차지했다. 바오프엉빈은 33이닝 만에 50-34로 이겨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