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클린스만 감독이 벼랑 끝에서 다시 한번 ‘첫승’에 도전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9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앞서 8일 웨일스와 첫 번째 평가전에서 한국은 0-0 무승부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부임 후 5경기 동안 3무 2 패로 승리가 없다. 그 사이 논란만 한가득 키웠다. 사우디전에서도 승리가 없다면 대표팀 감독으로서 향후 입지가 상당히 흔들릴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1992년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이래 부임 후 5경기까지 승리가 없는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이 첫 사례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써가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상주’ 약속까지 어긴 데 이어 외국 방송 인터뷰에 주기적으로 나서며 한국 축구는 뒷전이란 인상까지 주고 있다.
심지어 웨일스와 무승부 후 감독으로서 품위도 잃었다.
또 ‘첫승’을 날린 상황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웨일스의 미드필더 애런 램지(카디프시티)에 유니폼을 요청했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버젓이 직접 그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인터뷰에서 “LA갤럭시(미국)에서 뛰고 있는 아들이 램지의 유니폼을 받아줄 수 있냐고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래서 유니폼을 요청했다”라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
감독이 선수에게 유니폼을 요청하지 못할 것은 없지만 모두가 목말라하고 있는 승리를 놓치고 난 상황에서 나온 일이라 곱지 않은 시선이 쏠렸다. 한국 축구 분위기는 바닥을 쳤는데 ‘수장’이 상대팀 선수에게 다가가 개인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10일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릿지에서 열린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매치'에 뮌헨 측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 밝혀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해당 매치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 인근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것이라는 추측이 일었지만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은 참석하지 않는다"라고 최종적으로 알리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불필요한 논란을 계속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란 지적이다.
클린스만호는 매우 어두운 분위기인데, ‘라이벌’ 옆나라 일본은 축제 분위기다. ‘전차군단’ 독일을 9일 4-1로 대파했다.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1로 꺾고 16강 진출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또 한 번 독일을 무너트린 것이다.
한국과 대조된 일본의 분위기는 클린스만호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우디전 승리가 불발되면 비난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우디보다 한국이 객관적인 면에선 우위에 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28위이고 사우디는 54위다.
한국처럼 사우디도 분위기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최근 사우디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부임 첫 경기에서 코스타리카에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만치니 감독은 한국을 제물로 ‘부임 첫승’을 따내겠단 각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은 바 있다.
한국은 4승 7무 6패로 상대 전적에서 사우디에 열세다. 최근 2018년 12월 친선 경기에서 사우디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2008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것이 한국의 사우디아라비아전 마지막 승리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