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세계농구의 최정상에 우뚝 섰다.
독일 남자농구대표팀은 10일 필리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개최된 ‘FIBA 농구월드컵 2023 결승전’에서 세르비아를 83-77로 물리쳤다. 독일은 월드컵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독일농구 역사상 최고선수 덕 노비츠키도 못해본 대업이다. 독일은 노비츠키가 활약했던 지난 2002년 미국선수권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노비츠키가 대표팀에서 물러난 2015년 이후 슈로더가 바통을 물려받았다. 주요 포지션에서 NBA 주전을 배출한 독일은 첫 농구월드컵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유럽농구 최고의 강자 두 팀이 월드컵 결승에서 격돌했다. 마치 유로바스켓 결승전 같은 분위기였다. 서로를 잘 아는 두 팀이기에 경기는 훨씬 더 치열했다.
각국을 대표하는 NBA 스타들이 폭발했다. 보그단 보그다노비치(애틀란타 호크스)는 2쿼터 중반까지 3점슛 3개 포함, 13점을 몰아쳤다. 독일은 프란츠 바그너(올랜도 매직)가 12점을 올려 맞섰다. 2쿼터 후반까지 세르비아가 42-38로 근소하게 앞섰다.
역시 스타는 달랐다. 슈로더는 3점슛으로 단숨에 분위기를 바꿨다. 슈로더는 2쿼터 막판 스틸에 이은 덩크슛까지 찍었다. 보르다노비치가 자유투 2구로 균형을 맞췄다. 두 팀은 47-47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어느 한 팀이 우위를 점하지 못할 정도로 팽팽한 경기가 계속됐다. 전 포지션에서 구멍이 없는 팀 대 팀의 대결이었다. 균형을 깬 선수는 역시 슈로더였다. 슈로더가 자유투와 점프슛으로 5점을 몰아쳤다. 바그너의 3점슛까지 꽂혔다. 독일이 69-57로 달아나며 최종쿼터에 돌입했다.
세르비아는 4쿼터 시작과 함께 알렉사 아브라모비치의 덩크슛과 연속 3점슛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세르비아는 4쿼터 중반 69-73까지 점수 차이를 좁혔다.
독일도 만만치 않았다. 요하네스 보이그트만이 3점슛으로 응수했다. 바그너는 림 어택으로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종료 2분을 남기고 독일이 78-69, 9점을 앞서 승기를 잡았다.
세르비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브라모비치의 3점슛으로 다시 6점차 경기가 됐다. 아브라모비치가 3점슛을 쏠때 독일이 파울을 했다. 자유투 3구를 다 넣은 세르비아가 3점차로 맹추격했다. 대규모 원정응원을 온 세르비아 응원단이 열광했다. 스틸에 성공한 세르비아는 종료 56초를 남기고 쏜 동점 3점슛 시도가 불발됐다.
슈로더가 자유투 2구를 얻어 1구를 놓치고 2구만 넣었다. 48.7초를 남기고 79-75 독일의 리드. 마르코 구두리치의 레이업슛이 불발되며 파울이 선언됐다. 세르비아 입장에서 바스켓카운트를 성공할 기회를 놓쳤다. 구두리치가 자유투 2구를 모두 넣었다. 39.5초를 남기고 세르비아가 2점 차로 추격했다.
독일의 마지막 공격에서 슈로더의 일대일 돌파가 성공했다. 21.4초 남기고 81-77로 앞선 독일이 쐐기를 박았다. 세르비아의 마지막 공격이 턴오버로 무위에 그치며 독일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슈로더는 28점을 퍼부으며 대회 MVP에 선정됐다. 바그너도 17점을 보탰다. 아브라모비치는 23점을 해줬다. 에이스 보그다노비치(17점)가 후반전 침묵한 것이 세르비아의 패인이다.
우승이 확정되자 독일 선수들은 울음을 터트리며 열광했다. 세르비아는 은메달에 고개를 숙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