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크입니다."
환한 얼굴로 한국어 인사를 하는 필리핀 출신 마크 에스페호. 새로 도입된 아시아쿼터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마크는 이번 전지훈련 기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사실 토미 감독이 나를 굉장히 많이 밀어붙이고 있다. 압박이 되지만, 압박도 특권이다. 믿어주는 만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싶다."
대한항공이 도쿄에서 훈련하는 장소(TG General Gymnasium)는 마크가 2년 전 FC 도쿄 시절 뛰었던 체육관이다. 마크는 그리웠던 곳이라면서 로커룸에 있던 자신의 옛 사진을 보고 미소 지었다. "지금과는 머리 모양이 다르고 좀 살이 쪘던 것 같다."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마크, 특히 한국에서 처음으로 뛰는 필리핀 배구 선수라는 점에서 책임감이 남다른 모습이다. 필리핀 국가대표인 마크는 대표팀에서 정지석 같은 에이스 위치다. “필리핀 국적으로는 처음 뽑힌 것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행복해했다. 나의 이름보다는 필리핀을 대표해서 뛰어야 한다는 마음이다."
동료들과 많이 소통해야 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언어 문제는 마크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벽이다. "사실 언어 문제가 어렵긴 하지만, 배구가 쉬운 언어다. 한국 동료들이 조금 부끄러움을 타는 만큼 먼저 다가가서 얘기하려고 하고 있다."
유니폼에 별 4개가 붙어있는 명문 구단 대한항공, 마크는 지난 4월 드래프트 당시 긴장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처음 뽑혔을 때 사실 얼굴이 창백해졌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다섯 명이 포진한 아웃사이드 히터 경쟁에는 ‘건강한 경쟁’이라는 마음으로 임할 계획이다. “배구는 팀 스포츠다. 토미 감독이 나를 기용한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팀에 맞춰 노력할 것이다.”
다음 달 개막하는 V리그에서 한국 팬들 앞에 첫선을 보이게 될 마크,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날아오를 준비에 한창이다. "최선을 다해서 다섯 번째 별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