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메달’ 미국농구가 다시 한 번 드림팀을 결성할 수 있을까?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스티브 커 감독이 이끄는 미국대표팀은 10일 필리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에서 개최된 ‘FIBA 농구월드컵 2023 동메달 결정전’에서 캐나다와 연장 접전 끝에 118-127로 패해 최종 4위에 그쳤다. 캐나다는 사상 첫 월드컵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 대회 7위에 그쳤던 미국은 2개 대회 연속으로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미국의 최근 월드컵 금메달은 2010년과 2014년으로 이미 9년 전이다.
경기 후 스티브 커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그는 “캐나다를 축하한다. 좋은 경기를 했다. 우리 선수들이 지난 6주간 열심히 했는데 안타깝다. 우리는 세 명의 선수(파올로 반케로, 브랜든 잉그램, 재런 잭슨 주니어)가 병이 나서 함께 하지 못했다. 미카엘이 엄청난 슛을 넣어 연장전까지 가게 했지만 127점이나 허용했다. 3점슛을 17개(17/37, 46%)나 맞고는 이길 수 없다. 캐나다가 이길 자격이 있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캐나다 에이스 샤이 길저스-알렉산더는 31점, 1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딜런 브룩스는 무려 39점을 혼자 넣었다. 커는 “우리는 샤이를 막으려 모든 수를 다했다. 더블팀도 써봤더니 브룩스가 3점슛을 넣었다”며 혀를 찼다.
미국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과 2006년 세계선수권 동메달 수모 이후 2008년 코비 브라이언트와 르브론 제임스를 주축으로 ‘리딤팀’을 구성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탈환했다. 2010년과 2014년 월드컵 2연패에 성공한 미국은 다시 2019년 7위, 2023년 4위로 추락했다.
미국이 9년 간 월드컵 메달이 없다는 지적에 커 감독은 “미국은 2014년 이후 월드컵 우승이 없다. FIBA에서 잘 훈련됐고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힘들다. 오늘 같은 환경에서 연장까지 간 것은 인상적이다. 미국농구가 FIBA에서 고전했다는 것을 굳이 상기시킬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이미 좋은 팀”이라고 항변했다.
매번 새로운 선수가 가세하는 미국대표팀에게 긴 시간이 필요한 조직력을 기대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결국 미국이 다시 최정예로 선수구성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커 감독은 “FIBA 역사에서 미국농구가 고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미 그 점은 충분히 공부했다. 이번 대회서 준결승까지 온 것도 잘한 것이다. 독일, 캐나다에게 패한 것은 바텀라인이었다. 매번 구성할 수 있는 최고의 팀을 구성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크리스 폴이 소속된 골든스테이트를 이끌고 있는 커 감독도 올림픽에서 슈퍼스타들로 대표팀을 확 바꾸겠다는 장담은 하지 못했다. NBA에서 감독보다 선수의 파워가 더 세기 때문이다.
결국 르브론 제임스 등 영향력이 큰 슈퍼스타들이 자발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는 이상 드림팀 구성은 이루기 매우 어려운 과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