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1-4 대패 이후 엇갈린 독일 감독-단장... "난 괜찮아" VS "더 이상 우린 강호 아냐"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3.09.10 16: 16

독일 축구 최대의 치욕.
한지 플릭 감독이 이끄는 독일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 친선 경기에서 1-4로 패했다. 홈 팬들 앞에서 자멸했다. 
유로 개최를 앞두고 있는 독일은 월드컵에 이어 네이션스 리그서도 졸전을 펼쳤다. 심기일전의 마음으로 지난 월드컵서 굴욕을 안겨준 일본을 홈으로 불러 재도약의 장을 만들려고 했으나 충격적인 패배를 맛봤다. 

앞서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은 일본에 1-2로 패한 여파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일본은 ‘죽음의 조’에서 조 1위로 살아남아 16강에 올랐다.  
이번 리턴 매치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점유율은 독일이 높았지만, 실속은 일본이 챙겼다.
일본은 순간적인 강력한 전방 압박과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 빠른 역습으로 독일을 연신 괴롭히며 원정 승리를 따냈다. 
이날 일본의 출발이 좋았다. 전반 11분 스가와라가 우측면을 돌파한 뒤 골문 앞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이토가 빠르게 쇄도하며 발을 갖다댔고, 공은 뤼디거에 맞고 한 차례 굴절된 뒤 골로 연결됐다.
독일이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18분 박스 오른쪽으로 파고든 자네가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 반대편 구석을 꿰뚫으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귄도안과 비르츠, 자네로 이어지는 깔끔한 패스 연계가 빛을 발했다.
일본이 추가골을 넣었다. 전반 21분 이토가 우측에서 올라온 스가와라의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하려다 빗맞았다. 하지만 우에다가 빠르게 반응해 발을 갖다댔고, 공은 절묘하게 방향이 바뀌며 골망을 흔들었다.
독일이 스스로 무너졌다. 후반 44분 수비 실수로 공을 뺏기며 아사노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았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다나카 아오에게 4번째 실점까지 내주고 말았다. 경기는 독일의 1-4 패배로 끝났다.
영국 BBC는 “플릭 감독이 일본을 상대로 4-1 참담한 패배를 당한 후 심각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2021년 8월 요아힘 뢰브 감독 후임으로 독일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플릭 감독은 25경기 중 12승만을 거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경기 직후 플릭 감독의 사임 가능성은 극도로 높아진 상태다. 뤼디 퓔러 독일 대표팀 단장은 "충격적이다. 너무나 부끄러운 경기다"라면서 "노력한 것은 맞지만 이런 패배는 납득을 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편 플릭 감독은 일본전 대표 이후 인터뷰에서 "나는 여전히 독일 대표팀을 지휘할 자격이 있다. 여전히 팀은 개선 중"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플릭 감독에 대해 퓔러 단장은 그와 직접적인 면담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단 진정하고 생각하겠다. 일단 프랑스전이 끝나고 생각하자"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퓔러는 "진짜 큰 문제는 이 경기에 집중했는데도 완패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강호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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