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대표팀 감독의 솔직한 화법이 화제다.
독일 남자농구대표팀은 8일 필리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개최된 ‘FIBA 농구월드컵 2023 4강전’에서 미국을 113-111로 격파했다. 또 다른 4강전에서 세르비아가 캐나다를 95-86으로 이겼다. 독일 대 세르비아가 10일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독일은 NBA에서 뛰는 삼총사 데니스 슈로더, 프란츠 바그너, 다니엘 타이스를 앞세워 우승을 노린다. 슈로더는 미국전 4쿼터 쐐기 점프슛을 터트리는 등 17점, 9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22점을 넣은 바그너는 덩크슛까지 터트리고 포효했다. 타이스는 21점, 7리바운드로 미국 골밑을 지배했다.
경기 후 스티브 커 미국대표팀 감독은 “수비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슈로더가 정말 막기 어려운 선수였다. 돌파를 계속해서 우리를 위협했다. 타이스에게 오펜스 리바운드를 많이 줬다. 박스아웃을 하지 못했고 그를 통제하지 못했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경기 후 독일대표팀 기자회견 내용이 재밌었다. 캐나다국적자로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한 고든 허버트(64) 독일 감독은 매우 솔직한 화법을 구사했다.
허버트는 “미국전 승리 후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엄청난 승리였다고 했다.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다. 우리는 금메달을 원한다. 한 경기 더 남았다. 선수들은 오늘까지 즐기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다 잊고 새로 준비해야 한다”며 웃었다.
결승상대 세르비아가 이미 캐나다를 격파한 뒤였다. 세르비아 기자가 ‘세르비아가 결승전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나?’라고 질문했다. 허버트는 “세르비아가 캐나다를 이겼나? 솔직히 아무 생각이 없다. 우리 경기에만 집중하느라 세르비아 경기를 본 적이 없다. 물론 내 친구 세르비아 감독이 좋은 감독이고 유럽최고 감독인 것을 잘 안다. 그것밖에 세르비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미안하다”고 답했다.
허버트는 2021년부터 독일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그가 지나치게 솔직한 것인지 아니면 결승전을 위해 고도의 심리전을 펼친 것인지 모두가 헷갈렸다.
세르비아를 이끄는 스베티슬라브 페시치(75) 감독은 지도자경력이 무려 41년 된 유럽최고 감독이다. 그는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최고 클럽을 지도했다. 공교롭게 독일 시민권도 갖고 있는 그는 독일대표팀 지도경력도 있다. 그는 독일리그에서만 5회 우승했고, 감독상을 3회나 받았다. 1993년 유고를 유로바스켓 우승으로 이끌었고 2003년에는 유로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2021년부터 세르비아 대표팀을 맡아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현재 세르비아가 보여주는 완벽한 조직력과 스페이싱 농구는 페시치 감독이 빚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페시치는 “결승전 상대가 누군지는 상관없다. 우리가 육체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한다. 특히 리바운드를 잘 잡아야 한다. 그래야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