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태에서 단 10명으로 나선 KOVO 컵대회에서 맹활약하며 자신의 이름 두 자를 확실하게 알린 대한항공 점보스 3년 차 99년생 이준.
프로 입단 뒤 첫 해외 전지훈련지인 일본 도쿄에서 만난 이준은 자신의 활약에 대해 "70~8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팀 성적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자신의 기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는 "공격적인 부분은 많이 보여줬지만,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리시브도 완벽해야 한다"며 수비를 감점 요인으로 꼽았다.
컵대회 기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이준은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고 조심스레 털어놨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이고, 보여주지 못하면 기회가 다시 안 올 것 같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웠다"면서도 "확실하게 그 기회를 잡은 것 같다"고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지석, 곽승석, 정한용에 아시아쿼터로 새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필리핀 출신 마크 에스페호까지 다섯 명이 경쟁을 펼치는 대한항공의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 하다 보니 배울 수 있는 것이 많고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건 좋지만 동시에 시합에 뛸 기회가 적다는 건 아쉽다는 이준.
가장 닮고 싶은 선배로는 팀의 '살림꾼' 곽승석을 꼽았다. 항상 부지런하게 먼저 준비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최근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지만 "잠깐 반짝이는 것보다 꾸준하게 잘하고 싶다"고 밝힌 이준은 '차세대 에이스'라는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면서 새 시즌에 대한 각오 또한 잊지 않았다.
"궂은일을 하면서 보이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 경기에 들어가게 된다면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잘하다 보면 (유니폼에) 별을 하나 더 달 수 있지 않을까".
'왕조 시대'를 이어가며 통합 4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에는 이준이라는 새로운 별이 준비되어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