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30)이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토트넘 홋스퍼 시절과 달리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인정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9일(이하 한국시간) "케인은 분데스리가 모든 경기에서 확실히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토트넘에서 두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해도 '재앙이 아니었던' 것과 비교된다"라며 케인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올여름 이적시장 막판에 뮌헨에 합류한 케인은 "토트넘에서 느꼈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부담감이다. 물론 토트넘에서도 우승하길 원했지만, 몇 경기 이기지 못했다고 재앙은 아니었다. 하지만 바이에른에서는 모든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첫 두 경기에서 4-0, 3-1로 이겼지만, 경기력이 아주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여전히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큰 클럽 중 하나에 몸담고 있으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출발을 했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걸 즐기고 있다. 그것이 내가 뮌헨에 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케인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9월 A매치 기간이 끝나면 머지않아 UCL 조별리그 일정이 시작된다. 뮌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코펜하겐, 갈라타사라이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케인은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면 UCL 대회를 시작한다. 우리는 우승하거나 좋은 우승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전에 받았던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경기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즌 UCL 결승전은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게다가 이듬해에는 독일에서 개최되는 UEFA 유로 2024도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케인으로서는 동기부여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뮌헨 동료들과 함께 런던에서 빅이어를 들어 올리고, 잉글랜드 동료들과 베를린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
케인은 "웸블리에서 열리는 UCL 결승전에 대해 확실히 들었다. 내년 여름 독일에서 UEFA 유로 2024가 열리는 것도 알고 있다. 만약 영화를 쓰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어려운 일이다. 아직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아서 너무 크게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믿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인은 지난달 10년 넘게 몸담았던 토트넘을 떠나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무려 1억 유로(약 1431억 원), 연봉은 2500만 유로(약 358억 원)에 달한다. 계약 기간은 4년으로 2027년 6월까지다.
토트넘 10번 대신 뮌헨 9번 유니폼을 입은 케인은 독일 무대에서도 적응기 없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해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개막 3연승을 이끌었다. 독일 현지에서도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케인은 뮌헨에서 커리어 첫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토마스 투헬이 이끄는 뮌헨과 함께라면 UCL 우승도 꿈이 아니라고 판단해 오직 뮌헨행만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토트넘에서만 통산 273골을 터트리며 세계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프리미어리그와 리그컵, UCL, 유로 2020에서 모두 2위에 그치며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보지 못했다.
사실 케인은 뮌헨 합류 하루 만에 무관의 아픔을 씻어낼 수 있었다. 뮌헨은 지난달 13일 라이프치히와 독일-슈퍼컵을 치렀기 때문. 메이저 대회는 아니지만, 우승은 우승인 만큼 케인에게는 나름 큰 의미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뮌헨은 0-3으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고, 케인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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