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31, 알 힐랄)가 펠레를 뛰어넘고, 브라질 축구 역사를 새로 작성했다.
브라질은 9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렝 이스타지우 망게이랑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1차전에서 볼리비아를 상대로 5-1 대승을 거뒀다.
페르난두 지니스 브라질 대표팀 감독대행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히샬리송, 호드리구-네이마르-하피냐, 카세미루-브루누 기마랑이스, 헤낭 로지-가브리엘 마갈량이스-마르퀴뉴스-다닐루, 에데르송이 선발로 나섰다.
브라질은 막강 화력을 뽐내며 볼리비아를 무너뜨렸다. 호드리구가 전반 24분과 후반 8분 멀티골을 뽑아냈고, 하피냐와 빅토르 아브레고도 한 골씩 추가했다.
여기에 에이스 네이마르 역시 두 번이나 골망을 흔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3-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16분 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트렸고, 후반 추가시간엔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다시 한번 골 맛을 봤다.
브라질 축구 역사가 새로 쓰이는 순간이었다. 이날 네이마르는 두 골을 추가하며 A매치 통산 79골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그는 '축구 황제' 펠레(77골)를 제치고 브라질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 단독 1위로 올라서는 대기록을 세웠다.
네이마르가 지금껏 브라질 대표팀에서 쌓은 기록은 125경기 79골 57도움으로 어마어마하다. 그는 지난 2010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래로 친선전 70경기에 출전해 46골 30도움, 월드컵 예선 25경기에서 16골 17도움, 월드컵 본선 무대 13경기에서 8골 4도움, 코파 아메리카 12경기에서 5골 4도움, 컨페더레이션스컵 5경기에서 4골 2도움을 올렸다.
네이마르는 득점 후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세레머니를 펼쳤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소셜 미디어에도 해당 사진과 함께 양손으로 기도하는 이모지를 올렸다. 지난해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펠레를 추모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FIFA도 네이마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FIFA 월드컵 계정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브라질이 새로운 득점왕을 맞이했다! 네이마르가 78번째 골을 터트리며 펠레의 브라질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물려받았다"라고 주목했다.
펠레를 뛰어넘은 네이마르는 에드날도 로드리게스 브라질 축구연맹(CBF) 회장에게 79골 기념 상패를 전달받았다. 그는 "정말 기쁘다. 뭐라고 할 말이 없다"라며 "내가 이 기록에 도달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네이마르는 짧은 성명을 통해 "이번 기록이 내가 펠레보다 낫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나는 항상 대표팀에서 내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오늘 그렇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CBF는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펠레를 브라질 역사상 득점 1위로 꼽고 있다. FIFA는 펠레가 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클럽팀을 상대로 득점한 골은 계산하지 않고 있지만, CBF는 이를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펠레 재단도 네이마르의 업적을 인정했다. 펠레 재단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네이마르, FIFA 공식 경기 브라질 대표팀 득점 기록에서 왕을 넘어선 걸 축하한다. 분명히 펠레는 오늘 당신에게 박수를 치고 있을 것이다!"라며 축하 인사를 남겼다.
/finekosh@osen.co.kr